수건 흔들며 "살려주세요"…760명 확진 동부구치소 상황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2020.12.2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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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761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수용자들이 수건, 휴지를 흔들거나 자필로 쓴 글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사진=뉴스1, 뉴시스동부구치소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가 761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수용자들이 수건, 휴지를 흔들거나 자필로 쓴 글을 취재진에게 보여주고 있다./사진=뉴스1, 뉴시스


서울 송파구 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가운데 수용자들이 창밖으로 휴지나 수건을 흔들고 직접 쓴 글귀를 내보이는 모습이 공개돼 누리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동부구치소 직원 가족 1명이 지난달 27일 최초 양성 판정을 받은 후 이달 26일까지 527명, 28일 233명이 추가 감염됐다. 이로써 관련 확진자는 총 761명이다. 동부구치소 전체 수용자 3분의 1가량이 감염된 셈이다.



동부구치소 수용자들은 이날 취재진에게 보여주기 위해 창문 틈으로 자필 메모를 내걸거나 수건을 흔드는 등 구조를 요청했다. 수용자가 들고 있는 종이에는 '살려주세요', '확진자 한 방에 8명씩 수용, 서신(편지) 외부발송 금지', '신문·언론·서신 차단. 외부 단절. 식사(도시락) 못 먹음'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다만 이를 본 누리꾼 일부는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구치소라 해도 누가 보면 억울하게 갇힌 줄 알겠다"며 "저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요양원도 전쟁통"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도 "확진자 퇴원 시 모든 물품 다 버리는데 서신은 무슨 서신", "가둬놨더니 외부와 소통하는 게 말이 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28일 오전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를 태운 버스가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 제2교도소로 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신을 청송군 주민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확진자 수용에 반대하며 도로를 가로막고 누워 있다./사진=뉴스1지난 28일 오전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용자를 태운 버스가 경북 청송군 경북북부 제2교도소로 출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신을 청송군 주민이라고 밝힌 한 남성이 확진자 수용에 반대하며 도로를 가로막고 누워 있다./사진=뉴스1
앞서 방역당국은 동부구치소 관계자와 접촉자를 포함해 총 7859명에 대해 검사를 실시했다. 최초 확진자를 제외하고 양성은 760명, 음성은 7099명이다. 역학조사 결과 주로 밀접 접촉자 그룹에서 추가 확진됐다. 집단생활과 불충분한 환기로 인해 전파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날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에서 "동부구치소 내 감염확산은 고층 빌딩의 전형적 3밀(밀접·밀집·밀폐) 형태로 불량한 환기 구조를 갖고 있다"며 "과밀한 수용에 따른 확진자와 비확진자의 분리 수용 공간 부족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동부구치소 내 과밀도를 낮추기 위해 지난 28일 확진자 345명을 경북북부제2구치소로 이송했다. 이에 해당 지역 주민들은 교도소 진입 도로에 누워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는 동부구치소를 생활치료센터로 지정해 환자 치료와 관리에 나섰고 비확진 수용자도 이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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