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기르던 투견에 갓난아기 물려 죽었다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2020.12.11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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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를 물어서 숨지게 한 반려견 스테퍼드 셔 불 테리어. 트위터 캡처.아기를 물어서 숨지게 한 반려견 스테퍼드 셔 불 테리어. 트위터 캡처.


영국의 한 부부가 키우던 반려견이 그들의 갓난아기를 물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아기의 부모가 불기소 처분됐다.

11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검찰은 갓난아기를 물어 숨지게 한 사건의 견주이자 아기의 부모인 대니얼 맥널티(33)와 에이미 리치필드(30)를 2년간 아동 방치 혐의로 조사한 끝에 불기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앞서 지난 2018년 11월 대니얼과 에이미가 키우던 스테퍼드 셔 불 테리어 2마리 중 1마리는 집 안에 있던 갓난아기를 심하게 물었다. 당시 아기는 태어난 지 2주밖에 되지 않았으며 뇌와 신장, 위장 등 장기들을 심하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주 뒤 숨을 거뒀다.



영국 경찰은 즉각 부모를 아동 방치 혐의로 체포해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결국 2년의 조사 끝에 아기의 부모가 가장 큰 피해자라는 점이 참작되며 불기소로 최종 결정이 났다.

보도에 따르면 개 두 마리는 모두 경찰에서 데리고 갔으며 나중에 안락사됐다. 두 마리 중 누가 아기를 공격했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당시 아기의 검시관은 "모든 상처가 개의 공격을 증명해준다"며 참혹함을 드러냈다. 또 "아기의 비극적인 죽음은 부모에게 가장 큰 충격"이라며 "그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부모의 부주의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기 엄마인 에이미는 평소 SNS에 애완견을 '아기'라고 표현하는 등 끔찍이 아꼈으며 아기를 낳은 후에도 계속 개들을 기르겠다는 의사를 표시해 이웃들이 걱정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이웃들은 이들 부부가 키우는 개가 낯선 사람에게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등 매우 사나웠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맥널티의 장인은 "아기의 죽음은 아주 기이한 사고다. 사위 부부를 아주 끔찍한 부모로 몰아가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전혀 그렇지 않으며 잘못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2년간 아동 방치 혐의를 받았던 30대 부부는 이제 더이상 조사받지 않을 것"이라며 불기소 입장을 확인했다.

한편 스테퍼드 셔 불 테리어는 영국 투견의 일종으로 용감하고 근육이 발달한 불독과 몸이 가볍고 유연하며 공격적인 테리어의 교배로 만들어진 호전적 성격의 중형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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