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최근 5개월 신용대출 잔액 추이/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은 133조692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대비 4조8495억원(3.76%) 늘었다.
금융감독원과 5대 은행은 연말까지 신용대출을 관리하기 위해 전월대비 증가액을 2조원대로 맞추려 했지만 불가능해졌다.
규제 강도를 높일수록 '막차 행렬'은 거셌다. "규제 전 마지막 기회"라는 말이 돌면서 당장 자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들도 마이너스 통장을 뚫기 바빴다. 규제안을 발표한 13일 전후 5대 은행에서는 마이너스 통장 신규 약정액이 174.7% 늘었다.
시중은행 대출 창구도 어느때보다 붐볐고 모바일 뱅킹 앱(애플리케이션)엔 한도조회를 해보려는 고객들이 몰려 오류가 잦아졌다. 한 은행 영업점 직원은 "업무시간엔 쉴 틈 없이 고객들이 찾아오고 업무 외 시간엔 지인들이 신용대출 문의를 해왔다"며 "은행 방침이 수시로 바뀌어 바로바로 답변을 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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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등 신용에 따라 받는 신용대출을 규제하는 게 애초에 어불성설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아무리 한도를 줄이고 금리를 높여도 고소득자, 고신용자에겐 신용대출만한 상품이 없다는 것도 함정이다.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과 달리 신용대출은 금리 2%대 상품을 찾기 쉽다. 이 때문에 지난달만 보더라도 신용대출 증가율은 3.76%인데 반해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0.89%에 그쳤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격이 된다면 신용대출을 찾는 게 당연하다"며 "금리를 확 높이지 않는 한 증가세를 꺾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용처를 파악하는 데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신용대출을 규제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