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클래스에서 사용하던 식기 팔아요" 英항공사의 생존 전략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2020.11.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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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영국 항공사 '브리티시 에어웨이'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기내에서 사용하던 물품 판매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지 등 외신에 따르면 브리티시 에어웨이(BA)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찻잔, 샴페인잔, 슬리퍼 등 기내에서 사용되는 물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판매 물품에는 새로운 제품과 중고 제품이 섞여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고 제품 중에서는 항공기 일등석에서 수백 번의 비행을 함께한 제품도, 이제는 은퇴한 항공기에서 오랫동안 사용하다 창고에 쌓여있던 제품도 있었다.

BA는 올해 초 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수백만 파운드 상당의 예술품을 판매하기도 했다. 이번 판매는 모회사인 국제항공그룹(IAG)이 비행 일정을 대폭 줄이면서 3분기에 13억 6000만 파운드(약 2조 146억원) 상당의 적자를 낸지 한 달 만에 나왔다.



브리티시 에어라인이 판매 중인 일등석의 물품들. /사진=브리티시 에어라인브리티시 에어라인이 판매 중인 일등석의 물품들. /사진=브리티시 에어라인
이번 판매 품목은 항공기에서 기내식을 담아 가져갈 때 사용하던 카트에서부터 금속으로 만들어진 빵바구니, 길쭉한 샴페인잔, 도자기 그릇, 컵받침, 슬리퍼 등 다양했다. 다만 기내에서 제공하는 잠옷 등 일부 품목은 판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BA의 이례적인 판매 행사는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기준으로 홈페이지에서는 9파운드(약 1만 3300원) 가격의 담요, 12파운드(약 1만 7700원)의 물수건, 40파운드(약 5만 9200원)의 그릇 등 다양한 품목이 매진돼 있었다. 특히 일등석에서 사용하던 제품은 16종류 중 2종류를 제외하고는 모두 품절이었다.

카롤리나 마티노리 BA 브랜드 및 고객 경험 담당 이사는 "이번 행사는 일등석 담요를 덮고 항공사 식기를 이용해 저녁 식사를 하는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는 기회"라며 "힘들었던 이번 해를 기억하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여행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롭 버지스는 "BA가 남는 물품들을 매각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이번 판매는 항공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지금 시점에선 항공사에 추가적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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