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시험 놓친 수험생들 '인권위 진정'…"학원 방역소홀" 주장도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2020.11.2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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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 임용고시를 하루 앞두고 노량진 대형 임용단기 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32명 발생한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해당 학원의 모습. /사진=뉴시스중등 임용고시를 하루 앞두고 노량진 대형 임용단기 학원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32명 발생한 20일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해당 학원의 모습. /사진=뉴시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중등교사 임용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노량진 임용시험 학원 수강생 60여명이 집단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4일 임용시험 수험생 박모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확진자도 응시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후속 조치조차 고려하지 않은 게 너무 화가 난다"며 응시생들 사이에서 국가인권위 진정 등 강경 대응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소개했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지난 21일 치러진 시험에 응시하지 못한 수험생들 사이에선 교육 당국이 확진자에게 임용시험 응시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차별이라는 취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는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확진자 중 1명은 검사 결과가 늦게 나온 탓에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코로나19 확진자 간의 형평성 또한 문제 삼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교육부는 노량진 집단감염에도 임용시험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검사 대상자의 검사 결과가 모두 시험 전에 통보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아울러 이들은 학원 측이 방역수칙에 소홀했기 때문에 집단감염에 피하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수강생들은 수업 조교가 코나 입을 노출한 채 마스크를 걸친 이른바 '턱스크'를 하고 있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다른 수강생을 제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대형 강의를 자제하고 인터넷 강의로 전환하자는 수강생들의 제안에도 대면 수업을 고집하는 강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학원 조교도 턱스크를 하거나 수강생 중에서도 마스크를 잘 안 쓰고 기침을 하는 이들이 있었는데 학원에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고 비대면 강의로의 전환도 거부했다"고 말했다.

반면 학원 측은 당국의 방역 지침을 최대한 지키려 했다는 입장이다. 대면수업을 강행한 이유 역시 수업이 이뤄진 지난 14~15일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라 강사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서는 "수업 전에 마스크를 벗으면 쓰라고 했겠지만, 수업 중 벗는다면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박유미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지난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노량진 임용고시학원의 경우 책상 간 간격이 좁아서 밀접도, 밀집도, 밀폐도가 모두 높았다"며 수업 환경이 위험했다고 판단했다. 교육부는 실태 조사 결과 방역 소홀이 확실해지면 '감염병예방법'상 과태료, 고발, 구상권 청구 등 엄정한 법적 조처를 고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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