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까지 버티기…현실 부동산 부자 보는 것 같아"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김주현 기자, 이정현 기자, 최동수 기자, 이태성 기자 2020.11.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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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기획]K부동산 보드게임, 직접 해봤다②게임 참여 기자들의 방담

'세금' '전월세가' '주택 공급' 등 부동산 정책은 정부 정책 가운데 가장 국민의 관심이 높은 분야다. '모노폴리 K-부동산'이 노린 점도 그것이다. 게임 기획사 해즈브로 코리아는 "보다 많은 사람이 어릴 때부터 부동산 시장을 느끼고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해즈브로 코리아가 기획한 '모노폴리 K-부동산' /사진=머니투데이해즈브로 코리아가 기획한 '모노폴리 K-부동산' /사진=머니투데이


'경매' '저당' 어려운 말도 나오지만…설명만 해주면 금방 이해 가능할듯
게임의 기본 규칙은 주사위를 굴려 '서울' '부산' 등 땅을 사 건물을 늘리는 것이다. 내 영역을 지나는 사람에게는 통행료를 받아 챙길 수 있다. 한 번 산 땅은 자유롭게 다른 이와 거래가 가능하다. 여기까지는 모노폴리와 같다.



그러나 뽑는 사람에게 임의의 혜택이나 벌칙을 주는 찬스·정책 카드가 현행 부동산 정책 내용으로 바뀐다. 이를테면 '종부세' 카드를 뽑으면 다주택 소유자는 은행에 세금을 내야 한다.

▶김주현 기자(이하 김)= 8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게임 치고는 어려운 규칙이 있어 처음에는 주변의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경매나 은행 저당 등은 아이들이 단번에 이해하기 힘들어 보였다.



▶이정현 기자(이하 이정현)= 부동산 정책을 자세히 모르는 입장에서 게임을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어떤 정책이 무슨 효과를 내는지 확 감을 잡을 수 있었다. 찬스·정책 카드에 현행 정책과 그 설명이 잘 반영돼 있어 좋았다.

▶정경훈 기자(이하 정)=부동산 정책 자체를 꼼꼼히 재현했다기보다는 재미를 위해 부동산 정책을 가미한 느낌이다. 정책이 게임의 중요한 운적 요소로 작용하는데 그만큼 기억에 잘 남았다.

▶최동수 기자(이하 최)= 구체적으로 보면 제도가 실제와 다른 부분도 있지만 시장을 이해하기에는 충분했다. 다만, 강릉 땅값이 부산보다 높게 잡히는 등 설정이 보였는데 실제처럼 맞춰주면 현실감이 더할 것 같다.


▶이태성 기자(이하 이태성)= 어린이 뿐만 아니라 주택 구매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이다. 다만 게임 진행 시간이 1~2시간 사이로 긴 편이다.

K-부동산을 플레이하는 모습. 플레이어끼리 땅의 가격을 책정해 교환할 수 있다. 보드에는 각 플레이어가 세운 건물, 말 등의 모습이 있다. /사진=머니투데이K-부동산을 플레이하는 모습. 플레이어끼리 땅의 가격을 책정해 교환할 수 있다. 보드에는 각 플레이어가 세운 건물, 말 등의 모습이 있다. /사진=머니투데이


"주택청약 당첨 쉽지 않네" "탈세 이유 알겠다" 몰입도 좋네
'착한 임대인 카드를 사용하면 통행료가 절반이 됩니다.'

돈을 많이 쓴 시점에서 얻게 된 착한 임대인 카드는 가뭄의 단비 같았다. '종부세' 카드를 뽑고 한 번에 재산의 3분의 1 정도를 세금으로 납부해야 할 때에는 "세금에 망하네"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이정현= 규칙 이해도가 늘면서 재산 증식에 재미도 붙었다. '어디에 투자할까' 생각하며 더 몰입하게 됐다. 종부세 카드에 두 번 연속 걸렸을 때에는 '왜 탈세하는지 알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태성= 종부세 등 정책·찬스 카드의 영향이 과하게 큰 면이 있다. 게임이 카드 한 장에 승패가 갈리는 등 쉽게 좌우되는 경향을 보였는데, 정부 정책 현실을 반영한 것인가 싶기도 했다.

▶최= 시장 현실과 특징을 잘 반영했다. 플레이어 모두 세금을 내야 할 때 건물이나 땅을 먼저 내놓지 않았다. 현금을 내며 버티다가 파산 직전에 땅을 내놓았다. 고가주택 소유자들의 특징인데, 게임에서 현실의 모습이 보이니 생동감이 더해졌다.

▶최= 청약 당첨이 쉽지 않아 현실감이 있었다. 주사위 두 개를 세 번 굴려 한 번은 두 주사위 눈이 같은 '더블'이 나와야 청약 당첨으로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 이런 조건은 수백·수천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는 현실의 청약 신청 당일을 떠올리게 했다.

▶김= 규제 카드는 정부 개입의 효과를 맛보게 해줬다. 현실에서 '수저 계급' 뒤집기 힘들듯 게임에서도 주사위 운 좋은 사람, 땅을 선점한 사람을 이기기는 힘든데, 이 게임에서 규제는 뒤처진 사람에게 기회를 열어 주기도 했다.

교육 효과는? "실제 부동산 시장 참여자 심리 느낄 수 있었다"
▶최= 부동산 시장 참여자의 심리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실제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국면에서는 팔려는 사람의 말에 힘이 실리고 하락 국면일 때는 사려는 사람이 우위에 선다. 경매 과정에서 이를 느낄 수 있다. 자기 위치가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를 수시로 오가기에 양쪽 입장을 경험해볼 수 있었다.

▶정= 규제 받는 사람 입장이 됨으로써 너무 강한 규제가 왜 반발을 사는지 느낄 수 있었다. 주택을 지어 가격이 오르는 시점에 규제지역으로 선정됐을 때 느낌은 최악이었다.

▶이정현='주택 청약' 등 안 겪어본 정책의 효과를 간접적이지만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김= 같은 정책·찬스 카드가 너무 금방 돌아오는 느낌이어서 카드들이 다양해지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정책을 써넣을 수 있는 '백지 카드'는 신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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