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을 싸 먹고 있는 중국 유튜버 띠엔씨샤오거(滇西小哥, 전서소가) / 사진 = 전서소가 유튜브 계정
지난 10일 62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중국 유튜버 '띠엔씨샤오거'는 가족들과 상추쌈을 먹는 영상을 올렸다. 띠엔씨샤오거는 "중국 운남에서는 구운 고기를 상추에 싸서 먹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이 영상을 두고 중국인 유튜버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띠엔씨샤오거의 영상에 "중국에서는 유튜브가 불법인데 어떻게 영상을 올리는 것이냐"는 댓글을 남겨 수백 건의 추천을 받기도 했다.
VPN 없이 중국에서도 유튜브 시청이 가능한 앱 튜버(TUBER). / 사진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수요가 많아 VPN 앱을 사고파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중국 최대의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나 T몰 등에는 VPN이 버젓이 판매되며, 월 30~40위안(한화 약 5000원~7000원) 정도면 VPN을 구입할 수 있다. 당국의 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의미다.
지난달 중국에서는 VPN 없이도 유튜브에 접속 가능한 모바일 브라우저 '튜버(Tuber)'가 출시 하루 만에 누적 다운로드 500만 건을 넘기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기반 앱 마켓인 화웨이 스토어 등에서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으며, 구글이나 인스타그램 등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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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편법'은 하루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지난달 10일 튜버 브라우저는 하루 만에 화웨이 스토어에서 삭제됐으며, 미국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튜버를 사용하더라도 '천안문' '시진핑' 등 민감한 단어는 검색이 안 된다"며 "의미없는 서비스"라고 비판했다.
중국서 '불법 유튜버' 성행하는 이유는…막대한 수익 때문
한복이 중국 옷이라고 주장하는 유튜버 시인. / 사진 = 시인 유튜브 채널
가장 성공한 중국 유튜브 채널로는 '미즈 예 채널'이 꼽힌다. 이 채널은 94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조회수는 23억 회(19일 기준)에 이른다. 유튜브 집계 전문기관 녹스인플루언서에 따르면 이 채널은 매달 광고로만 446만 위안(약 7억 원) 이상을 벌어들인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유튜버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와 긴밀하게 연관된 유튜버들이 중국의 선전 창구가 된다는 주장으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중국을 옹호하는 것은 유명 유튜버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한복은 중국 옷'이라는 주장을 펼쳐 공분을 산 중국 유튜버 '쉬인'은 지난해 '한푸(한복) 중국 대표'로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EU 본부를 방문했으며, '쌈 문화'가 중국 것이라고 주장한 '띠엔씨샤오거'는 '우수 공산주의 청년단원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1일부터 '인터넷 오디오·비디오 정보 서비스 관리 규정'을 시행하고 단속 강화를 공표한 상태다. 이 규정에 따르면 유튜버들은 영상을 게시할 때 휴대전화 번호·신분증 번호를 함께 올려야 하며, 어길 경우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