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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6번째 계열분리…전장 원했지만 돌고돌아 '상사·하우시스'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20.11.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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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6번째 계열분리…전장 원했지만 돌고돌아 '상사·하우시스'




"사옥을 옮길 때부터 마음의 준비는 했지만 막상 LG 배지를 뗄 순간이 코 앞에 다가왔다고 하니 싱숭생숭하네요." (LG상사 직원 김모씨)

LG그룹이 6번째 계열 분리를 추진하면서 계열사별로 또다른 출발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룹 지주사인 ㈜LG를 비롯해 LG그룹 주요 계열사는 이르면 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를 계열 분리하는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고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전 LG그룹 부회장(현재 고문)이 이들 계열사를 가져간다. 구 고문은 ㈜LG 지분 7.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1조원 규모의 ㈜LG 지분을 넘기고 ㈜LG가 보유한 LG상사 지분 25%, LG하우시스 지분 34%를 확보하는 주식 스와프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와 LG하우시스 시가총액이 각각 7100억원, 5800억원으로 구 고문이 LG상사 지분 25%와 LG하우시스 지분 34%를 확보하고도 5000억~6000억원의 자금이 남는 만큼 반도체 설계 계열사인 실리콘웍스와 화학소재 제조사 LG MMA까지 가져갈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전자·화학 중심 경영 본격화
LG 6번째 계열분리…전장 원했지만 돌고돌아 '상사·하우시스'
분리 대상 계열사로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가 선택된 것은 LG그룹의 주력인 전자와 화학사업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지배구조에 미치는 영향도 적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의 매출은 LG그룹 전체 매출 160조원의 10%에 조금 못 미친다.

LG상사가 지분 51%를 쥔 물류 계열사 판토스의 경우 그동안 LG전자, LG화학 등 그룹 계열사 내부거래비율이 60%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대상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일감 몰아주기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선택으로 풀이된다.

LG 내부 소식에 밝은 재계 인사는 "구 고문이 그룹 전략 부문을 맡았을 때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던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부문을 원했지만 그룹의 차세대 주력사업이라는 점에서 결국 상사 부문을 떼내가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달 말 계열 분리 안건이 이사회에서 의결되면 구광모 회장 시대의 LG그룹은 전자와 화학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점이 좀더 명확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상사 사옥 이전 당시부터 가능성 솔솔
LG 6번째 계열분리…전장 원했지만 돌고돌아 '상사·하우시스'
LG상사의 계열 분리 가능성은 지난해 초 LG상사가 갑작스럽게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LG광화문빌딩으로 이전했을 당시부터 거론됐다.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5개 그룹 가운데 LIG(1999년 11월)를 제외하고 LB(2000년 3월)·아워홈(2000년 9월)·LS(2003년 11월)·GS(2005년 1월) 등이 모두 계열 분리 전후로 트윈타워를 떠났다.

LG그룹은 장자 상속 전통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3대 경영을 이어왔다.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고 선대 회장의 형제들은 계열 분리하는 관행을 지켰다.

구 고문은 LG전자·LG필립스 LCD(현 LG디스플레이)·LG상사 등의 대표이사를 지낸 그룹 내 핵심 경영인이다. 구본무 회장 별세 직전까지 LG그룹 2인자로 그룹 전략을 담당하다가 2018년 5월 구 회장이 별세하자 부회장 직함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구 고문의 장남 형모씨(1987년생)는 LG전자 일본법인 연구소에서 책임(차장급)으로 근무 중이다.


재계에서는 구 고문의 계열 분리로 이달 말 LG그룹 정기인사 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구광모 회장이 취임했던 2018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등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교체되면서 올해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등 4명의 부회장단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지만 계열 분리가 변수로 떠올랐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 분리 문제로 올해 인사를 안정 속 변화 기조로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며 "예상밖의 쇄신인사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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