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쿠팡 '미리블랙프라이데이' 프로모션, (아래) SSG닷컴 '쓱더블랙' 프로모션 /자료=각사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직구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커져왔다. 해외직구를 위해선 소비자가 해외 e커머스에 가입, 직접 구매, 배송대행까지 모두 해야해 번거롭지만 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꾸준히 규모가 성장했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1월 위메프는 블프를 앞두고 200억원을 투입해 구매금액의 50%를 환급해주는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지난해 11월 티몬도 최대 10만원의 쇼핑지원금을 쿠폰 형태로 제공하는 혜택을 내놓으면서 동시에 11월 한 달 간 매일 11개 초특가 상품을 선보이는 '티몬 111111' 쇼핑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베이코리아, 11번가도 각각 행사를 내걸고 모객에 나섰다.
상대적으로 업력이 길지 않은 신세계 SSG닷컴과 롯데 롯데ON(롯데온) 등 신생 e커머스는 더욱 과감한 혜택을 준비했다. 블프 수요를 끌어오는 한편 이번 기회에 소비자들에게 존재감을 알리기 위해서다. SSG닷컴은 '한달 앞서 만나는 블프'라는 이름으로 지난 14일부터 5일간 '쓱더블랙'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5일간 카테고리별 대표상품 25종을 선정해, 최대 80% 할인을 제공했는데 ‘무스너클 패딩’, ‘막스마라 코트’, ‘톰브라운 트렌치코트’ 등의 제품 구색을 갖췄다.
롯데온은 오는 23일부터 열흘간 7개 유통계열사 전체 최대 2조원 규모의 '롯데온세상'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이 기간 동안 50만 개의 상품이 최대 80% 할인 판매된다. 특히 이번 행사에 프라다, 무스너클, 삼성전자, LG 생활건강 등 인기 브랜드들까지 대거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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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해외직구 수요를 끌어오기 위해 진행하는 이 같은 마케팅이 e커머스 업계의 고질적인 출혈경쟁을 더 격화해왔다는 것이다. e커머스 업계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한 과당·출혈경쟁으로 고질적인 적자 늪에 빠져있다. 모든 업체가 만년 적자를 겪고 있어, 업계 중 고정적으로 흑자를 내는 업체는 이베이코리아가 유일할 정도다.
각 업체들도 블프 기간 매년 심화하는 공격적 마케팅에 고심이 깊다. 아예 올해는 블프 대상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한 업체도 있다. 위메프는 매년 블프 타겟으로 행사를 크게 열어왔지만 올해는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위메프 관계자는 "올해 모든 업체가 엄청난 물량공세로 블프 행사를 열고 있어서, 이 경우 비용 대비 마케팅 효과가 적다고 판단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일부 업체들은 아예 해외직구 서비스를 직접 제공해, 소비자들의 해외직구를 돕고 직구 수요를 그대로 흡수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이베이코리아다. 이베이코리아는 블프 직전에 G마켓, 옥션, G9에서 해외직구 상품들을 대상으로 쿠폰, 적립금 혜택을 주는 '해외직구 프로모션'을 열 예정이다.
한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해외 블프는 '재고 처리' 개념이라 유통사들이 손실을 보는 구조가 아닌데, 우리나라는 각 유통사가 마케팅 비용을 치러야하니 부담이 크다"며 "롯데, 신세계 등 유통 공룡들도 'e커머스 블프 전쟁'에 뛰어든 만큼 앞으로 출혈경쟁이 더 심해질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