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 합산 비대면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약 12조4400억원에서 올 8월말 20조9000억원으로 8조4600억원(약 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10조2900억원 증가해 124조274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신규 신용대출의 약 82%가 비대면으로 이뤄진 셈이다.
100% 비대면으로 대출을 취급하는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12조5000억원에서 14조7000억원으로 2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5대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더하면 올들어 8월까지 비대면 신용대출 잔액은 총 10조6600억원 늘었다.
A은행의 모바일 신용대출 상품 잔액은 지난해 말 약 1조8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약 3조8000억원으로 8개월만에 2조원 가까이 늘었다. 복잡한 서류들을 챙겨 은행 지점에 방문할 필요 없이 스마트폰으로 간단히 돈을 빌릴 수 있다는 게 매력으로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요 은행 여신 담당 임원들과 만나 과도한 신용대출 증가세를 누를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비대면 신용대출이 급격히 늘었다는 사실도 언급됐다. 이는 고소득·고신용자를 상대로 한 신용대출 조이기로 이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은 고신용·고소득자가 상대적으로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소득, 직장, 재산 등을 기준으로 승인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고신용·고소득자들은 ‘변수’가 별로 없어 비대면 신용대출 승인을 쉽게 받고 보다 간편하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이고 대출절차도 쉬워진데다 부동산·주식 등 돈을 투자할 곳도 많아졌다”며 “이때문에 고신용·고소득자들을 중심으로 비대면 신용대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