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에선 불확실한 매각 작업에 더 이상 시간을 쏟기보다는 '플랜B'를 가동해 하루빨리 경영정상화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관련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 아래에서 정상화 과정을 밟은 뒤 다시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탓에 당분간은 새로운 매수자가 나올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잠식율이 50%에 육박하는 만큼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고강도 사업 재편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직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1만 명을 훌쩍 넘는 인원이 코로나 위기 속에 구조조정의 칼끝에 서야 하기 때문에 빅딜 무산의 후폭풍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라는 극단적 변수에 고용까지 무너지면 사회시스템에 큰 불안을 초래할 수 있어 정부나 채권단도 아시아나 사태가 몰고 올 파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며 "아시아나항공은 이미 2016~2018년에 저강도 구조조정을 실행한 바 있어 인력감축이 현실화되면 직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와 함께 유휴자산 매각이나 사업 재편 같은 조치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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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휴직에 급여까지 반납했는데…아시아나항공, 추가 자구책은?아시아나항공 임직원들은 이미 올 초부터 각종 자구안을 내놓으며 허리띠를 잔뜩 조인 상태다. 대재난에 버금 가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 임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해 벌인 고통 분담은 꽤 수위가 높았다.
우선 지난 4월부터 전 직원 대상으로 15일 이상의 무급휴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전체 근무 인력의 50%로만 업무를 보는 상황이다. 부득이하게 무급휴직이 어려운 일부 직원들에 대해선 유급휴직을 진행중이다.
임원들은 급여도 반납했다. 아사아나항공은 지난 3월부터 사장 급여는 전액(100%)을 반납했고, 임원진은 60% 급여를 반납하고 있다.
여객기 운항은 줄였지만 운임이 높은 화물운송은 확대했다. 올해 2분기 아시아나항공의 화물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이 같은 임직원들의 노력에 힘입어 아시아나항공은 올 2분기 깜짝 흑자를 달성하기도 했다. 올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1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로 돌아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아예 여객기 일부를 화물 전용기로 개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기업의 상용 수요를 유치해 전세기를 띄우거나 외교 당국과 협조해 중국 노선을 더 늘리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기간안정기금 2조원 돌파구될까…불확실성 빨리 정리해야아시아나항공은 매각 결렬이 확정되면 최대 2조원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신청할 전망이다. 이 자금은 채무 상환 등 급한 불을 끄고 운영비로 활용된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의 오너십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 안정기금 신청은 어려움이 있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 탓에 국제 여객 노선이 85% 이상 축소되는 등 본업 부진에 들어오는 수입은 크게 줄었다. 하지만 매달 이자 비용, 비행기 리스비용, 임직원 급여, 파킹료, 정비료, 해외 공항 이용료 등 고정비는 2000억~2500억원씩 지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 자체가 흔들리는 가운데 오너십 부재는 좋은 상황이 아니다"며 "자산 매각이든 사업 재편이든 책임감 있는 결론이 나오려면 아시아나항공의 불확실성부터 시급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