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석을 맞아 물 속에서 키스를 나누고 있는 중국 우한시의 연인들. / 사진 = 시나뉴스
이날이 중국에서 '연인의 날'(칭런제)로 통용되는 '칠석'(음력 7월 7일)이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또 칠석뿐만 아니라 두 번의 기념일을 더 칭런제로 여겨 선물을 교환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칠석 전날 공사장에서 집단결혼식을 올리고 있는 중국 연인들. / 사진 = 다허망
다음으로는 우리나라와 같은 2월 14일 '서양식 밸런타인데이'와 칠석을 연인의 날로 기념한다. 1년에 세 번 연인의 날이 오면 '사랑 여행'을 떠나려는 연인들로 중국 내 주요 여행지의 숙박시설은 매진 행렬이 이어진다.
중국 연인들이 3번이나 연인의 칭런제를 기념하는 이유는 전통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생각 때문이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에서도 서양식 풍습인 밸런타인데이를 기념하기 시작했지만, 오래전부터 있던 중국 고유의 칭런제도 버릴 수 없다는 의미다.
"꽃다발 대신 돈"…中 젊은 연인도 바뀌었다
중국에서 사용되는 '돈 꽃다발' /사진 = 바이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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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엔 꽃이나 월병, 맛있는 음식 등을 주로 나눴지만, 최근 젊은 연인들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밸런타인데이에도 초콜릿보다는 현금 봉투를 교환하는 게 유행이다. 중국 대표 모바일 메신저 앱인 위챗(웨이신)의 훙바오(돈봉투·紅包) 서비스는 칭런제 대인기 상품이다. 카카오톡의 송금 서비스와 비슷하지만, 훙바오를 보내면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상인 빨간색 봉투에 송금액이 담겨 연인에게 발송된다.
훙바오의 인기 액수는 520위안(한화 약 8만 7000원)으로, 520의 중국어 발음(우얼링)이 사랑한다(워아이니)는 발음과 비슷하다는 데에서 착안했다. 2017년에는 단 하루의 '칭런제'에 약 800만 개가 넘는 520위안짜리 훙바오가 오가기도 했다.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의 여유가 있는 연인들은 보석이나 명품 지갑, 아이폰 등 고가의 선물을 나눈다. 적게는 수만 위안에서 수십만 위안의 반지·목걸이도 날개 돋친 듯 팔리며, 지난 25일 웨이보에서는 현금으로 만든 꽃다발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칠석을 맞아 남자친구와 '명품 쇼핑'을 즐겼다는 베이징의 A씨(28)는 "나는 남자친구에게 L브랜드의 지갑을 사 줬고, 남자친구는 내게 지갑 가격보다 조금 큰 액수의 훙바오를 건넸다"며 "시드는 꽃이나 먹어 없어지는 초콜릿보다 훨씬 합리적"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