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까던' 진중권…'반문'으로 뭉친 까닭은

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2020.08.25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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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까던' 진중권…'반문'으로 뭉친 까닭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문재인 정부 비판에 날을 세우고 있다. 최근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 ‘안철수 진중권의 철권 토크'에 함께 출연해 조국 사태,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장례식, 부동산 정책 등 연일 현 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반(反)문재인'으로 뭉쳐 한 목소리를 내는 이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진 전 교수가 '안철수 저격수'로 나섰던 전력을 떠올려서다.



안철수- 진중권, '반 문재인'으로 똘똘 뭉쳤다
24일 ‘안철수 진중권 철권토크’ 2편은 공개 하루만에 조회수 50만회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7일 나온 ‘안철수 진중권 철권토크’ 1편은 조회수 58만회를 올렸다.

진 전 교수는 전일 유튜브 대담에서 "대통령은 당이 잘못 결정했을 때 올바른 윤리적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중요한 순간마다 대통령은 행방불명"이라며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안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시절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안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23타수 무안타, 타율 0할0푼0리"라고 혹평했다. 정부가 23번의 부동산 정책을 내놨지만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앞서 두 사람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재조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권 지지세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안 대표는 조국 사태에서 '조폭(조직폭력배) 문화'가 떠올랐다고 했고 진 전 교수는 조국 사태를 진영의 '승패'로 인식한다며 여권을 비판했다..

진중권, 과거 안철수에 "권력욕만 남았다" 태클
'반문'으로 뭉쳐 한 목소리를 내는 이 두 사람의 만남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평가가 흘러나온다. 진 전 교수는 '안철수 저격수'로 나서 비판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전력이 있기 때문.


우선 안 대표는 정치 입문기라 할 수 있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후보단일화를 통해 문재인 후보에게 대권을 양보했다.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로도 역임했으나 2015년 문재인 당대표의 만류를 뒤로하고 탈당했다.

이때 진보논객으로 활동하던 진 전 교수는 '안철수 저격수'로 나서 비판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안철수가 진짜 혁신을 할 생각이 있다면 누구와 손을 잡아야 할지 답이 나온다. 안철수의 혁신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고, 혁신의 이상이 사라지면 결국 남는 것은 권력욕 뿐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듬해 안 대표가 국민의당을 창당할 당시에도 진 전 교수는 "국민의당은 창당과정에서 온갖 구태란 구태는 다 보여줬다"며"중도층이 한때 안철수를 지지했던 것은 다를 거라는 막연한 믿음 때문이었는데 그 믿음이 완전히 깨졌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안철수 '까던' 진중권…'반문'으로 뭉친 까닭은
진영 논리 떼고 '독자노선' 탄다…향후 협공 더 확대될 듯
그렇다면 과거 정치적 대척점에 섰던 이들이 뭉친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변화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두 사람의 행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진 전 교수는 지난해 조국 사태를 변곡점으로 진보 논객에서 반민주당을 넘어 친문 저격수로 등판했다. 이후 별명은 ‘모두까기’가 됐다. 진 전 교수가 정권과 여당을 비판한다고 보수 진영의 편을 들거나 그들의 논리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있을지언정 연대하는 조직이나 동맹이 없다.

그런 면에서 올해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복귀한 안 대표는 진 전 교수와 손잡기에 적당한 '온도'라는 분석이다. 안 대표가 신당을 만드는 과정에서 보수진영에서 구애가 이어졌다. 미래통합당은 구성 전부터 안 대표의 합류를 제안했고, 보수 위성정당에서도 힘을 합치자는 뜻을 내비쳤지만 안 대표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 성명에서 "실용적 중도정치의 길을 굳건히 가겠다"는 의지를 고수하고 선거연대에서도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올초 대구를 중심으로 코로나 19가 급속도로 퍼지면서 상황이 악화되자 대구로 내려가 의료봉사를 펼치며 호감도를 올렸다.

‘반 문재인 전선’을 구축하면서 두사람의 향후 접점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진 전 교수는 지난 2월 국민의당 창당 발기인대회에 참석했고, 국민의당이 진행하는‘온(ON) 국민 공부방’ 1차 강연자로 등장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진 전 교수에 대해 “나와 생각은 다르지만 진정한 민주주의자였기에 많이 응원했다”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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