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가전의 자존심 'LG전자'…테네시주 세탁기공장 100만대 생산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있는 LG전자 세탁기 공장은 최근 100만대 생산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5월 말 준공한 지 1년3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테네시 공장은 사실 미국의 해외기업 견제 산물이다. 2018년 월풀 요청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세탁기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면서 LG전자가 이 공장 건립을 구체화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동된 공장은 역설적으로 미국 가전의 상징인 월풀을 세탁기 사업에서 완전히 끌어내리는 '첨병' 역할을 했다.
지난해 5월 송대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장(사장)이 "LG전자 가전에는 저력이 있다"고 밝힌 지 1년만에 월풀과의 격차를 또 한 단계 벌린 것이다.
북미 시장에서 LG전자 가전에 대한 평가와 소비자 만족도는 '최상위'다. 미국 유력 소비자 매체인 컨슈머리포트가 최근 선정한 '최고의 세탁기·건조기 세트'와 '고효율 통돌이·세탁기 건조기 세트' 등 모든 부문에서 LG전자 제품은 1~2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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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에 밀린 월풀…3350억 규모 정리해고에 또 정부에 기대
LG전자에 완전히 밀린 월풀은 지난달 총 2억8000만달러(약 335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세계 최대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정리해고 비용인 2억∼2억5000만달러(약 2400억~3000억원)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글로벌 가전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LG전자에 치인 월풀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자사 세탁기 공장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또다시 정부 정책에 기대는 모습이다. 월풀은 최근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에 한국 세탁기의 세이프가드 연장을 신청했다.
세탁기 세이프가드는 2017년 월풀의 청원이 받아들여진 2018년 2월 7일 발효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3년 차로 대형 가정용 세탁기 완제품 기준 수입물량 120만대까지는 16%, 그 이상은 40%의 고율 관세가 부과된다.
ITC가 월풀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LG전자가 받는 타격은 거의 없다. 이미 테네시 공장의 연간 생산능력만 120만대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테네시 세탁기 공장은 미국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한다"며 "월풀을 넘어 글로벌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로 LG의 위상을 확실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