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실적쇼크' 파라다이스, 영업손실만 445억원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0.08.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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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2분기 영업손실 445억원으로 적자전환…코로나 장기화에 3·4분기 전망도 '우울'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사진제공=파라다이스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 시티. /사진제공=파라다이스


국내 최대 외인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가 코로나19(COVID-19) 쓰나미에 휩쓸리며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끊어진 하늘길에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관광객이 자취를 감추며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서 접어들며 구조조정의 위기감도 높아진다.

11일 파라다이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445억원으로 전년 동기(47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8.1% 줄어든 746억원을 기록했고, 당기순손실은 487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예견된 실적쇼크'다. 1분기만 하더라도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1월과 2월 초 호조에 힘 입어 영업적자를 면했지만, 2분기는 아무런 코로나 충격파를 고스란히 받은 데 따른 결과다.

그룹 매출의 근간이 되는 외국인 카지노 사업이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업종 특성 상 인바운드 관광 규모가 뒷받침 돼야 하는데, 한국을 찾는 여행수요가 곤두박질치며 '개점휴업'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심지어 4월은 약 3주 가량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영업장이 아예 셧다운 되기도 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4~6월 방한 외국인은 9만7219명으로 전년 동기(469만명) 대비 97.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2분기 1조7570억원 수준이었던 파라다이스 드롭액(이용객이 칩으로 바꾼 금액)이 3630억원으로 추락했다. 총 매출액도 73% 감소한 515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린 이후 국내 거주 교포·외국인들이 종종 찾긴 했지만 매출 상승에 큰 도움은 되지 못했다.
/표= 파라다이스/표= 파라다이스
호텔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고가의 가격에도 64.2%까지 치솟았던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의 객실점유율(OCC)이 27.8%까지 떨어졌다. 그룹 최대 캐시카우로 자리잡은 파라다이스 시티의 경우 2018년 이후 분기 OCC가 40% 밑으로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나마 6월 들어 국내여행심리가 회복되며 주말 투숙객이 증가세지만 10% 안팎에 불과했던 4~5월 손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었다. 부산 해운대 최고 호텔 중 하나로 꼽히며 주말 호캉스(호텔+바캉스)족을 끌어 모으던 파라다이스 부산 호텔의 OCC도 44.7%로 1분기(44.4%)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문제는 3~4분기도 코로나19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경기에 비탄력적인 카지노 특성 상 하늘길만 열리면 국내 관광업종 중 가장 빠르게 반등할 것으로 보이지만, 코로나 팬데믹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란 비관적인 전망만 커진다. 7~8월 여름 성수기에 접어들며 호텔 투숙률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다는 불행 중 다행이란 평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파라다이스는 비용통제를 강화하며 위기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지난달부터 임원 20% 퇴진과 직원 유·무급 휴직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파라다이스 시티가 지난달부터 아트 파라디소·씨메르·원더박스 등 주요 시설에 대한 휴장을 진행 중이다.

파라다이스 관계자는 "해외 고객 출입국 제한으로 카지노 매출이 감소해 비상 경영 체제 일환으로 인력 구조조정 및 비용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5월 이후 내수 회복으로 호텔 매출액이 빠르게 올라오는 상황에서 국내 거주 교포를 중심으로 한 영업 전개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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