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와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등 글로벌 시장 위기국면에서 나온 공격 투자다. 특히 지난해 완공한 P2 공장이 아직 가동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투자에 나서는 것은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통해 확실한 성장의 기회를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건축허가 면적은 70만㎡ 규모로 반도체 생산라인 2개 층과 사무실 등 부속 동 5개 층 이상을 합친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 건설하는 6개 라인 중 P3 공장이 가장 크다. 지난해 완공해 현재 설비를 갖추고 있는 P2 공장보다도 300m 정도 긴 700m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평택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서 P3 공장 인허가를 최대한 앞당겨달라고 요청해 원래 예정보다 허가가 빨리 진행됐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P4∼P6 공장 건설에 대비해 평택시에 공업용수 추가 확보도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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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판도 지각변동…"어려울 때일수록 미래투자"
반도체 시장에서는 공장 건설부터 본격 양산까지 짧아도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선제 투자가 중요하다. 수십조원을 선제 투자하고도 양산 시점에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경영진의 선구안과 결단에 따라 한순간에 업계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도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맨왼쪽)이 지난 7월30일 삼성전자 온양 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P3 공장 선제 투자를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 부회장은 최근 잇단 현장 경영 행보에서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P3 공장 투자는 기업투자가 갈수록 줄고 있는 국내 경제에도 상당한 순기능 역할을 할 전망이다. P3 공장보다 규모가 작은 P2 공장 투자 금액이 30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P3 공장 투자액은 3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에만 반도체 부문에서 14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올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 14조6000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올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