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9일 오전 광주 광산구 신창동 도로 옆 산비탈에서 토사가 무너져 도로를 덮쳤다.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후 비가 그친 광주에서는 도심 곳곳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복구가 이뤄지고 있다.2020.8.9/뉴스1
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들어 계속된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30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실종, 8명이 부상을 입는 등 총 50명이 인명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남부 지역에 7~8일 폭우가 집중되면서 피해가 잇따랐다. 전남 곡성에선 산사태로 주택 5채가 매몰돼 총 5명이 사망했고 전북 장수에서도 산사태로 주택 1채가 토사에 휩쓸려 매몰됐던 50대 부부가 숨졌다. 전남 화순에선 논 배수로를 살피러 나간 60대 남성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기도 했다.
이 와중에 태풍과 남부지역 피해를 다룬 포털사이트 기사 댓글을 중심으로 해당 지역을 폄하하고 특정 정치세력을 공격하는 악성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한 누리꾼은 '제5호 태풍 장미 북상' 기사에 "이왕 태풍이 오는 거라면 이미 물바다가 된 민주화 성지 거쳐서 올라왔으면 좋겠다"며 "그래야 수도권이 피해를 덜 본다"는 글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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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누리꾼은 "비 피해를 당한 이재민들이 인터뷰한 것을 보면 10년 전만해도 울면서 매우 절박해 보였는데 요즘은 웃으면서 여유있게 하더라"며 "정부지원금이며 성금이며 그대로 보상받으니 별 걱정이 없는 듯하다"고 재난으로 피해를 입어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을 비꼬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태양광 사업 대대적으로 밀어주는 현 정권을 뽑았으니 전라도분들 산사태도 나도 할 수 없다"며 "이런 걸 인과응보라고 한다"는 댓글로 달기도 했다. 홍수 피해를 현 정권 탓으로 돌리는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댓글들도 적잖았다.
이 같은 댓글에 상당수 누리꾼들은 "비상식적인 행동"이라며 자제를 촉구하기도 했다. 전국 각지에서 물난리로 피해를 입는 와중에 태풍 북상에 대비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할 시기에 갈등을 부추기는 '악성 댓글'은 자제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한 누리꾼은 "서울, 경기, 충청, 전라도에 강한 비가 내릴 예정이고 11일까지 더 많은 비가 내린다고 한다"며 "지금은 저지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 비 피해가 없도록 온 국민이 합심해 철저하게 사전 준비를 해야할 때"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