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 마윈의 앤트그룹, 홍콩·상하이 증시 동시 상장추진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20.07.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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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사진=AFP마윈 알리바바 창업자./사진=AFP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산하의 금융자회사인 앤트그룹이 상하이와 홍콩 증시 동시 상장을 추진한다. 앤트그룹의 상장이 성사되면 전 세계 최대 기업공개(IPO)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앤트그룹은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과학혁신판)과 홍콩 증시에 동시 상장한다고 밝혔다. 앤트그룹은 당초 미국 뉴욕 등 해외 증시 상장을 고려했지만 최근 미·중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국내 상장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미 상원은 미국 내 중국기업의 상장을 어렵게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앤트그룹의 상장 예정시기와 조달 금액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IPO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앤트그룹이 2000억달러(약 240조6000억원) 이상의 시장평가를 목표로 한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IPO 때 기업 보유주식의 10~15%를 공모하는 점을 고려하면 공모 규모는 역대 최대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앤트그룹은 회사가 운영하는 중국의 간편결제 서비스 '알리페이' 사용자가 9억명에 달하면서 2018년 1500억달러(18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전자결제 서비스는 물론 대출이나 신용평가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WSJ는 "앤트그룹은 미국 월스트리트의 여느 회사들보다 더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며, 상황이 좋다면 사우디 아람코가 세운 사상 최대 규모의 IPO 기록 290억달러(34조7000억원)보다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모회사인 알리바바는 2014년 뉴욕증시 상장 당시 250억달러(30조원)를 모은 뒤 지난해 홍콩에 2차 상장을 하면서 130억달러(15조6000억원)를 조달했다. 이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상장하기 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IPO였다. 현재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은 6600억달러(794조원) 수준으로 상장 때보다 4배 급증했다.

반면 앤트그룹의 IPO를 낙관적으로만 보지 않는 시각도 있다. 홍콩 IPO 컨설팅업체 트리코그룹의 파멜라 충씨는 "풍부한 자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는 이미 기술주가 많아 투자자들이 앤트그룹을 어떻게 볼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앤트그룹의 상장 소식과 함께 지분 33%를 보유하고 있는 알리바바는 홍콩증시에서 6%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알리바바는 성명을 통해 "앤트그룹은 알리바바 디지털 경제의 중요한 일원"이라며 "앤트그룹의 상장 계획이 사용자와 파트너, 주주들에게 가치를 창출해 향후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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