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에 담갔던 치아, 현미경으로 보니…흠집 있으면 부식속도↑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7.2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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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에 진열된 음료 제품/자료사진=하버드대매장에 진열된 음료 제품/자료사진=하버드대


국내 연구진이 여름철 자주 찾는 콜라, 사이다와 같은 청량음료가 치아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카이스트(KAIST) 신소재공학과 홍승범 교수 연구팀은 청량음료가 치아에 미치는 영향을 원자간력 현미경으로 관측, 이를 영상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원자간력 현미경’은 나노미터(nm, 100만분의 1 밀리미터) 수준의 탐침으로 재료의 표면을 스캔해 표면형태나 상태를 관측하는 장비다.

치아의 가장 바깥쪽엔 음식을 씹을 때 치아의 손상을 방지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치아를 보호하는 법랑질이 있다. 이 부분이 손상되면 음식을 먹을 때 극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원자간력 현미경 측정을 위한 치아 샘플 준비 과정(왼쪽), 원자간력 현미경 탐침 사진(오른쪽)/사진=KAIST원자간력 현미경 측정을 위한 치아 샘플 준비 과정(왼쪽), 원자간력 현미경 탐침 사진(오른쪽)/사진=KAIST
연구팀은 치아 법랑질이 청량음료에 노출됐을 때, 노출 시간에 따라 법랑질 표면이 받는 영향을 원자간력 현미경을 통해 관찰했다.



연구방법은 콜라, 사이다, 오렌지주스 등 3종의 청량음료에 치아를 각각 담갔다가 꺼내 부식된 정도를 나타내는 표면의 거칠기와 물질에 힘을 가했을 때 변형된 정도를 나타내는 탄성계수의 변화를 시간대별로 측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치아 법랑질의 표면 거칠기는 청량음료에 노출된 시간이 10분이 됐을 때, 초깃값보다 약 5배 정도 거칠어졌고, 탄성 계수는 노출된 지 5분 동안 약 5배 정도 떨어졌다.

연구팀은 특히 원자간력 현미경으로 영상화한 사진을 통해 치아 법랑질의 부식 과정을 분석했는데 흠집이 있는 치아의 경우 부식속도가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홍 교수는 “치아 법랑질의 부식 정도와 청량음료에 노출된 시간이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밝힌 이번 연구 결과는 청량음료가 치아 건강에 해롭다는 기존 학설을 원자간력 현미경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증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생체 재료의 기계적 행동 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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