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근로자 접촉 많은 러시아발 선박 전수검사…판단기준은 없어

뉴스1 제공 2020.07.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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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빨리 지침 내려와야"…항만근로자들 '불안'
확진자 쏟아지고 나서야 대책 마련…늦장대응 지적도

확진자 17명이 나온 러시아 선적 원양어선 의 모습. © News1 DB확진자 17명이 나온 러시아 선적 원양어선 의 모습. © News1 DB


(부산=뉴스1) 박채오 기자,조아현 기자 = 러시아발 선박으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지면서 질병관리본부가 오는 20일부터 '항만 작업자와 접촉이 많은 선박'에 대해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항만 작업자와 접촉이 '많다'라는 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현장과의 공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립부산검역소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항만근로자의 접촉이 많은 선박을 분류할 기준이 내려오지 않았다"며 "어떤 기준으로 선박을 분류할 지 질본과 협의를 해 봐야한다"고 17일 밝혔다.

부산 감천항으로 입항했던 러시아 선박에서 지난 15일 러시아 선원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검역 당국은 추가 검사를 실시했고, 이날까지 3개 선박에서 총 2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대상 선박은 레귤호(6월 26일 입항), 크론스타스키호(7월 15일 입항), 미즈로보스바호(7월 16일 입항) 3척이다. 누적 확진자 수는 레귤호 17명, 크론스타스키호 3명, 미즈로보스바호 2명으로 집계된다.

특히 지난달 22일부터 23일까지 이틀 간 러시아 냉동화물선 2척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19명)까지 더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지난달 19명의 확진자가 쏟아지자 검역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승선검역이 아닌 손쉬운 전자검역에 의존했다는 지적이 쏟아진 것이다.


질본은 뒤늦게 러시아발 선박에 대해 의무적으로 승선검역을 실시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지만, 이번에는 '무증상 확진자'로 인해 검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레귤호에서 확진판정을 받은 선원들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자'였고, 검역당국은 이들 선원에 대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로인해 내국인 항만근로자들은 선박 수리를 위해 레귤호에 승선했고, 30명이 '접촉자'로 분류됐다.

이에 질본은 이날 '항만근로자와 접촉이 많은' 러시아발 선박에 대해서는 증상여부와 상관없이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대책을 내났다.

하지만 항만근로자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선박을 구분할 기준이 나오지 않아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운노조의 한 관계자는 "러시아발 선박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인만큼 항만근로자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그런데도 아직 질본에서는 상황이 발생하고 나서야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러시아발 선박에 대한 전수조사와 관련해서도 "아직까지 세부지침을 내려주지 않아 우리 입장에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선박의 종류, 항만에서 이뤄지는 작업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만 특성에 맞는 검역 체계가 하루빨리 정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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