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유격수 못지 않아” 허경민의 진가, 김태형 감독 미소 [오!쎈 부산]

OSEN 제공 2020.07.1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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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유격수 못지 않아” 허경민의 진가, 김태형 감독 미소 [오!쎈 부산]



“여느 유격수 못지 않아” 허경민의 진가, 김태형 감독 미소 [오!쎈 부산]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나 보라고 인터뷰 한 거 아닌가(웃음) 그래도 여느 유격수 못지 않고 뒤지지 않는다.”


두산 베어스 내야수 허경민(30)은 올 시즌부터 ‘유격수 알바’를 시작했다. 입단 당시 유격수로 시작을 했지만 이후 3루수로 전향하며 오랜 시간을 활약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김재호가 잔부상으로 신음하고 있고, 내야 ‘제 1백업’이었던 류지혁이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떠나면서 허경민이 대체 유격수로 낙점을 받았다. 올해 유격수로 6경기(5선발) 40이닝을 소화했다. 2015년 유격수로 29경기(16선발) 156이닝을 소화한 뒤 가장 많은 경기를 유격수로 나서고 있다.


허경민의 수비 능력과 운동 신경은 공백기가 있었던 유격수 자리에서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몸이 기억하고 있기에 유격수를 소화하는 허경민에 대한 이질감이 크지는 않다. 김재호의 컨디션이 쉽사리 올라오지 않는 상황이기에 유격수 허경민의 진가는 더욱 빛이 난다.


김태형 감독은 “김재호의 컨디션이 안 좋긴 안 좋은 것 같다. 그래도 허경민이 유격수를 봐주니까 좀 나은 것 같다”며 김재호의 공백과 부진에도 허경민이 있기에 고민거리가 덜어진 셈이다. 


그러나 허경민 자신은 유격수 포지션에 대한 부담을 토로한다. 김재호가 어깨 부상에서 복귀했던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서, 유격수에서 3루수로 다시 복귀했다. 그리고 생애 첫 5안타 경기를 펼쳤다. 경기가 끝난 뒤 허경민은 “10년 넘게 유격수를 안해서 긴장도 많이 됐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면서 “그래서 (김)재호 형 복귀가 무척 반가웠다. 옆에 잘 하는 형이 있다는 것이 든든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인터뷰를 확인한 김태형 감독은 “나 보라고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호탕하게 웃었다. 하지만 이내 “그래도 그 정도 수비면 잘하는 수비다. 백핸드로 잡거나 과감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운 것이다. 하지만 여느 유격수 못지 않다. 다른팀 주전 유격수를 갖다놔도 뒤지지 않는다. 못하면 쓰겠나. 잘하니까 쓰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허경민에게 유격수 소화는 또 다른 가치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김 감독은 “올해 끝나고 FA인데 3루는 물론 유격수, 2루까지 모두 된다고 생각해보면 가치가 다르다. 3루만 된다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다. 자신의 값어치를 올리는 것이다”고 말했다. 


유격수 자리를 아직은 부담스러워하는 허경민이고, 어쩔 수 없이 팀을 위해서 활용하는 김태형 감독이다. 핀잔을 주기도 하지만 그만큼 허경민을 애정하고, 신뢰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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