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현안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7.13. [email protected]
지난달 3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김해영 최고위원의 발언이다. 지난해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본회의 표결에서 기권표를 던진 금 전 의원에게 당이 징계 결정을 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다.
김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독립적 의사기구인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대해 언급하는 것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다”면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라 밝힌다"고 했다. 이날 모든 언론은 그의 발언을 비중있게 다뤘고, 결국 윤리심판원은 당론 위배 행위 징계를 받은 금 전 의원 재심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의 '8.29 전당대회'는 당대표 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로 불리는 최고위원 6명도 선출한다. 최고위원 성향에 따라 당 지도부의 '팀 컬러'가 결정된다. 전당대회 선거유세 기간 동안 당대표 후보자와 최고위원 후보자간 지역별, 성향별 묵시적 '교감'이 이뤄지는 이유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노웅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 및 당대표-최고위원 후보들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공명선거실천 서약식에서 서약서에 서명 후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남인순, 박정, 설훈, 박주민 최고위원 후보, 이해찬, 송영길 당대표 후보, 추 대표, 노 위원장, 김진표 당대표 후보, 김해영, 박광온, 황명선, 유승희 최고위원 후보. 2018.8.1/뉴스1
최고위원직은 주로 재선과 3선 이상급 의원들의 '전국구' 정치 무대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20대 국회 전반기, 김병관 전 의원이 초선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최고위원 몫으로 선출됐다. 20대 후반기엔 박주민·김해영 의원이 초선임에도 당원과 대중의 지지로 최고위원이 됐다.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 체제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과 당대표가 직접 지명하는 2명의 최고위원으로 구성된다. 당규에 따라 선출직 5명 중 1명은 여성 몫을 보장하도록 돼 있다. 각 최고위원마다 특정 주제와 역할이 주어진다. 이를테면 △박주민(당 플랫폼·연수 및 교육) △박광온(지방자치·자치분권) △설훈(남북관계·동북아 평화) △김해영(청소년·청년) △남인순(민생) △이형석(자치분권)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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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위원은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지도부란 측면에서 원내대표단과 성격이 다르다. 원내대표가 직접 임명하는 원내대표단이 '통일된 목소리'를 강조한다면 최고위원은 상황에 따라 당대표와 '각'을 세우기도 한다.
20대 국회에서 '미스터 쓴소리'로 소신 발언을 이어간 김해영 최고위원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초선 의원들이 '무서워' 했던 이해찬 당대표 앞에서 김 최고위원은 꿋꿋하게 공개 소신 발언을 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도,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 아들 세습이 논란이 시작했을 때도, 김남국 공천 논란과 최근 윤미향씨 의혹에도. 그는 "당이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국민 앞에 답을 내놓자"는 취지로 한 발 앞서 나가면서 당 지도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4일 오후 부산 영도구 사무실에 도착한 뒤 영도다리를 걸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공천관리위의 의결이 보류된 5개 지역에 대해 최종 의결을 하지 않고 후보등록 만료일(25일)까지 최고위도 열지 않겠다고 했다. 2016.3.24/뉴스1
민주당 내에선 계파 논란을 없애기 위해 최고위원회를 없애자는 아이디어까지 나온 적이 있다. 2015년 당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위촉한 김상곤 혁신위원장의 아이디어였다. 당시 김 위원장은 "최고위를 둘러싼 계파갈등 분위기들이 상당하다"며 "최고위를 폐지해서 우리 당을 지지하고 성원하는 계층과 세대 등의 대표들이 함께 지도부를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최고위 폐지는 무산됐고,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