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케팅 진화 이끄는 삼성전자의 실험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2020.07.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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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쇼케이스' 사이트서 제품설명뿐 아니라 거래상담까지…가전업계 온라인 마케팅 치열해질 듯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가상 쇼케이스 사이트. /사진=삼성전자 가상쇼케이스 사이트 캡처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가상 쇼케이스 사이트. /사진=삼성전자 가상쇼케이스 사이트 캡처


코로나19(COVID-19) 시대를 맞아 삼성전자 (77,500원 ▲800 +1.04%)가 제품 홍보뿐 아니라 거래선과 상담까지 온라인으로 시도하는 실험에 나선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거래선과의 대면 미팅이 대부분 가로막힌 가운데 삼성전자가 선도업체로서 대안 모색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가상 쇼케이스 사이트 열어…거래선 상담도 가능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디지털 사이니지 신제품과 솔루션을 온라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가상 쇼케이스를 열었다.



가상 쇼케이스 사이트엔 일반 대중이 입장할 수 있는 공간과 초청받은 이들만 입장할 수 있는 공간이 구분돼 있다. 모든 방문자들은 가상 전시공간에서 모듈러 LED(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 '더 월'을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QLED 8K(해상도 7680×4320) 사이니지, 방수·방진이 지원되는 아웃도어 사이니지, 비디오 월 사이니지, 자유로운 디자인 구성이 가능한 LED 사이니지 등도 가상으로 체험해볼 수 있다.

별도의 아이디를 부여받은 미디어·전문가·거래선 등은 가상 전시공간 곳곳에서 세부사항에 대한 설명을 전달받고 질문과 요구사항을 남길 수 있다. 이런 기록은 자동으로 시스템화된 뒤 각 담당자들에게 전달된다. 간접적인 거래 상담이 이뤄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 최대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시회 '인포콤'(infocomm) 오프라인 행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되자 가상 쇼케이스를 구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년 9월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도 행사 규모가 대폭 축소되며 삼성전자는 불참을 선언했고, 내년 1월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역시 행사가 축소될 예정이다.



삼성 수장의 세번째 온라인 실험…한계 있지만 장점도



온라인 마케팅 진화 이끄는 삼성전자의 실험
해외 전략 거래선과 유통사에 신제품을 알리는 기회가 연이어 사라지자 삼성전자 VD(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앞장서 온라인 마케팅 실험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가상 쇼케이스는 VD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한종희 사장의 세 번째 시도다.

지난 4월 삼성전자는 9년째 진행해온 글로벌 테크 세미나가 취소될 위기에 놓이자 유럽과 동남아, 중동, 중국 등 각 지역의 전문매체와 업계 전문가 등을 초청해 온라인 테크 세미나를 개최했다. 삼성전자의 최신 TV 사업전략에 대해 웨비나(webinar, 웹+세미나) 형식으로 설명과 질의응답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어 5월엔 2020년형 라이프스타일 TV 쇼케이스를 온라인으로 열고 아웃도어 TV '더테라스'를 처음 공개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미국 뉴욕주의 야외 공간에서 전 세계 취재진을 모아 출시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취재진·거래선 등 1000여명을 초청하는 온라인 쇼케이스로 방향을 틀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온라인 이벤트는 국가별 네트워크 등 인프라 제약으로 삼성전자가 구상한 콘텐츠를 완벽히 재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화질과 음질을 직접 확인할 수 없고 면대면 소통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지만 직접적인 체험과 소통을 대체할 보조장치로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온라인이 직접 체험의 완벽한 대체제가 될 수는 없지만 장점도 있다"며 "오프라인 행사는 공간 제약으로 200~300명만 초청할 수 있는데 온라인 쇼케이스는 1000명 이상의 업계 전문가 참석이 가능하고 파급력도 크다"고 말했다. 실제 '더테라스' 온라인 쇼케이스의 경우 총 6억7000만뷰에 달하는 동영상 조회수를 기록해 파급효과가 컸던 것으로 평가됐다.

코로나19 종식 시기를 예측할 수 없는 만큼 가전업계 온라인 마케팅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은 마이크로소프트나 애플같이 기술을 알리는 데 적합할 수 있지만 TV와 같은 완제품을 설명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며 "앞으로 온라인 마케팅이 각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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