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통일부장관 후보자에 이인영 의원,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는 박지원 전 국회의원을 내정했다. 두 사람은 국회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식임명된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3일 신임 국정원장에 민생당 박지원 전 의원(왼쪽), 국가안보실장은 서훈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4선 원내대표 출신의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내정했다. 2020.07.03.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이인영= 기획, 창의, 주도이인영 후보자에게는 기획력과 창의성. 주도적인 남북관계를 주문했다. 전임자인 김연철 전 장관이 여러 난관을 뚫는 적극적인 돌파 측면에서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와 비교하면 문 대통령이 이인영 후보자에게 무엇을 기대하는지 더욱 뚜렷해진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현장과 의정활동에서 쌓은 전문성, 경험을 바탕으로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창의적 주도적으로 풀어나감으로써 남북간 신뢰회복을 획기적으로 진전시키는 등 남북 호혜 협력과 한반도 비핵화라는 국정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할 적임자"라고 밝혔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서훈= 미국, 일본…박지원= 북한박지원 국정원장에게는 대북관계, 서훈 국가안보실장에게는 미국과 일본 등 전통적 우방관계를 맡긴 걸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박 후보자에 대해 "2000년 남북정상회담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고 현 정부에서도 남북문제에 대한 자문 역할을 하는 등 북한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는다"고 평가했다.
서훈 실장에 대해선 "미국, 일본의 외교안보 고위인사들과 긴한밀 네트워크로 남북 북미 정상 회담 등 현안을 기획 조율했다는 평가도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외교안보분야에 풍부한 정책경험과 전문성, 국정철학에 깊은 이해"가 있는 인사라고 강조했다.
앞서 북한은 정의용 실장, 서훈 국정원장을 특사로 보내겠다는 문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하고 이 사실을 공개했다. 두 사람으로 대표되는 기존 안보라인에 불신을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에 정의용 실장은 특보로, 서훈 원장은 안보실장으로 돌리면서 '북한을 아는' 박지원 후보자를 국정원장에 앉혀 미국 등 우방국은 물론 북한에도 신호를 보낸 걸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은 3일 오후 대통령 외교안보특보에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임명한다고 밝혔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07.03. [email protected]
두 사람에 대한 공통 평가로 "식견"이 담긴 점도 흥미롭다. 청와대는 임종석 특보에게는 국정 전반을 보는 통찰력과 정무적 판단력을 기대했다. 정의용 특보에겐 미국을 설득하는 임무를 줄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에 대한 청와대의 판단은 "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역임해 국정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정무역량이 탁월할 뿐 아니라 외교안보에 다양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은 문 대통령과 정 실장의 역할을 비난했지만, 정 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정상회담을 설득할 만큼 소통능력을 갖춘 걸 역설적으로 드러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로 각각 임명된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3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이임사를 끝낸 후 밝게 웃고 있다. 2020.07.03. [email protected]
아울러 문 대통령이 박지원 후보자를 다른 직책도 아닌 국정원장에 발탁한 것이 눈에 띈다. 정치적 친소 관계나 호불호를 떠나, 필요한 곳에 필요한 사람을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 서훈 안보실장, 이인영 후보자 등 기존 안보라인과 어떤 호흡을 보여줄 지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