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본부 통폐합' 카드 꺼내든 코레일…돌파구 찾을까

머니투데이 문영재 기자 2020.07.0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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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개선추진단' 신설 통폐합 방안 도출…"경영안전성·효율성 강화"

손병석 한국철도(코레일) 사장이 대전 본사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사진=한국철도 제공손병석 한국철도(코레일) 사장이 대전 본사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사진=한국철도 제공


손병석 한국철도(코레일) 사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열차 운임수입이 급감한 가운데 고객만족도 조사(PCSI) 조작으로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D등급)을 받으면서 대국민 신뢰도 추락은 물론 조직 구성원의 사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력충원 등을 둘러싼 철도노조와의 갈등은 여전하다.

대내외 악재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사면초가에 몰린 손 사장은 위기 국면 타개를 위해 '지역본부 통폐합'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효과를 발휘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혁신이 필요한 시기…12개 지역본부 통폐합"
5일 한국철도에 따르면 손 사장은 경영 안정성과 효율성 확보를 위해 전국 12개 지역본부에 대한 통폐합을 추진키로 했다. 한국철도는 전담조직 '경영개선추진단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통폐합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손 사장은 "한국철도의 주체 세력이 변화하는 시대상에 맞게 혁신을 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며 "특정 학교 출신의 50대 남성이 주류를 이뤄온 조직문화는 더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부장급 이상 간부 가운데 70% 이상을 차지하는 철도고·철도대 출신 인사들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러면서 "앞으로 본사와 현장의 구분없이 인력을 효율화하고 이를 현안인 근무체계 개선과 안전·신규분야 인력 확충 등에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철도는 특정 지역본부를 표적으로 삼아 통폐합하는 게 아니라 세부조직을 통폐합하고 조직의 탄력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거점 중심의 통폐합 점쳐져"…내부구성원·노조·지자체 반발 예상
업계에서는 지역본부 통폐합에 대한 경우의 수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 거점을 중심으로 한 통폐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과거 철도청 시절에는 지역에 5개의 지방철도청을 둔 사례가 있다. 다만 그 동안 철도 노선이 확장되고 고속철도(KTX)가 생긴 점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한국철도의 지역본부는 서울본부와 수도권서부본부, 수도권동부본부, 대전충남본부, 충북본부, 강원본부, 전북본부, 광주본부, 전남본부, 경북본부, 대구본부, 부산경남본부 등 모두 12개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지역본부를 지역 거점으로 재편할 경우 서울, 부산, 대구, 대전, 광주 등으로 묶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고 말했다.

지역본부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예상되는 내부 조직구성원과 노조, 지자체 등의 반발도 넘어야 할 과제다. 손 사장은 통폐합 이후 효율적인 인력재배치를 강조했지만 통폐합이 현실화하면 본부장 등 관리직 자리가 다수 없어질 수밖에 없어 큰 갈등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철도는 노조가 조직통폐합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여러 각론에서의 이견은 여전히 상존한다. 정치권에서는 통폐합이 지역균형발전에 역행한다며 비판이 나올 수 있다.

최진석 한국교통연구원 철도산업·안전연구팀장은 "코로나19와 고객만족도조사 조작 등 외부충격에 구조개혁의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국토교통부는 철도산업발전 방안에 따라 한국철도를 시설·관리·영업 등 더 세부적으로 쪼개는 계획을 검토할 것으로 보여 지역본부 통폐합 작업은 예상보다 빨리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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