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소재 하나은행 영업점/사진=뉴시스
부동산 규제 영향이 더해지면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대출 수요까지 신용대출로 옮겨가 증가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한 후 가장 큰폭으로 증가했다. '코로나 충격'이 시작됐던 3월엔 전월대비 증가 규모가 2조2409억원(2.02%)이었고 4월, 5월엔 이 숫자가 4974억원(0.44%), 1조689억원(0.94%)으로 잠시 주춤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 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동학개미운동'도 신용대출 증가에 한몫 했다. 주식시장 하락을 기회로 보고 투자를 시작한 이들을 가리킨다. '주린이'(주식+어린이·주식투자 초보자)란 말도 흔히 쓰였다. 시중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이 예금을 해지하고 대출 상품을 문의하면서 주식 얘기를 종종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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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질 대로 떨어진 금리는 대출 증가세를 더욱 가파르게 했다.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대출 금리도 계속해서 낮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는 신규취급액 기준 연 3.33%였다.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3.83%였고 지난해 5월의 경우 4.40%였다.
여기에 부동산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가 더해지면 신용대출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6·17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 대출을 받기 까다로워지면서 규제를 피해 신용대출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책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면 6개월 안에 신규 주택에 전입해야 한다.
신용대출이 크게 늘면서 시중은행들은 난처해졌다. 리스크 관리에 비상이 걸려서다. 이 때문에 신한은행은 '동학개미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4월 일부 신용대출의 한도를 조정하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1개 상품에 대한 한도 축소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이 시기 문턱을 높인다면 고객 반발이 예상돼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금융당국도 묘수를 찾지 못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계속해서 신용대출이 늘고 있는데 일부는 코로나19로 생활비 마련이 시급한 처지여서 대출을 막거나 조절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2~3년 정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연하게 볼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