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대구되나…광주 코로나 확진자 무더기 발생에 '공포'

뉴스1 제공 2020.07.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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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일간 지역전파 '전무'에서 최근 5일간 30명 발생
사찰, 교회, 오피스텔, 제주 여행 등 전파경로 다양

1일 광주 북구 해피뷰병원의 출입이 통제돼 있다. 광주지역 45번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달 27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장염 증세로 해당 병원에 입원, 29일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2020.7.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1일 광주 북구 해피뷰병원의 출입이 통제돼 있다. 광주지역 45번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달 27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뒤 장염 증세로 해당 병원에 입원, 29일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2020.7.1/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여겨졌던 광주에서 확진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면서 불안감을 넘어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1일 광주사랑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7명이 발생하고, 어제 밤 사이 7명이 추가되는 등 최근 5일 동안 광주에서만 30명이 확진판정을 받는 등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형국이다.



또한 사찰과 오피스텔,제주 여행자, 교회 등 확산 경로가 다양할 뿐 아니라 전파경로를 알 수 없는 사례도 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광주는 지난 3월31일 발생한 광주 24번 확진자가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 마지막 확진자로 이후 88일 동안 지역전파에 따른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광주가 제2의 대구가 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1일 <뉴스1>이 만난 광주시민들은 한결같이 코로나19 무더기 확진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 지역확산을 경계했다.

주부 김모씨(45)는 "뉴스를 보기가 무섭게 확진자가 늘고 있어 깜짝 놀랐다"며 "그동안 광주에서는 간간이 코로나 확진환자가 발생해 그다지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대구처럼 되는 것 아닌가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주변 친지와 주변 사람들과 통화하면서 코로나 환자 동선과 겹치는지 물어보고 있다"며 "이제는 진짜 코로나 상황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 한 자치단체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문모씨(44·여)는 "갑자기 많은 확진자가 나오면서 힘이 빠진다. 코로나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몰라 불안감만 더 생긴다"면서 "주민들이 아무렇지 않게 다니는 걸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걱정했다.

어린 학생들을 자녀로 둔 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학부모 최모씨(39·여)는 "아이들을 계속 학교에 보내야 하는 지 고민이다"며 "일단 오늘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을 중단시켜 다행이다"고 말했다.

목포에 거주하는 양모씨(59·여)는 "주변에 광주에 자녀를 둔 사람들이 많아 걱정이 된다"며 "매번 목포 감염자는 타 지역과 연관된 적이 많아 광주 확진자 소식에도 가슴이 철렁했다"고 걱정했다.

1일 오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지역 확산 방지 유관기관·단체 합동 긴급대책회의에 광주시 불교연합회회장이 회의장에 앉아 있다.2020.7.1/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1일 오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 지역 확산 방지 유관기관·단체 합동 긴급대책회의에 광주시 불교연합회회장이 회의장에 앉아 있다.2020.7.1/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그러면서 사람들은 광주시를 비롯한 방역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방역과 예방을 펼쳐야 하며 시민들도 솔선수범해 예방 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다.

중학교 교사 정모씨(49·여)는 "광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안심했는데 갑자기 급증하면서 우려스럽다"며 "보건당국이 감염원인 등을 신속하게 밝혀내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광주 송정역에서 만난 강모씨는 "출장 차 광주에 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이라면서 "광주 시민들도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잘 쓰지만 거리에서는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아 좀 안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오모씨(49)도 "3개월 동안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아 많이들 느슨해진 건 사실"이라며 "이렇게 빠르게 확산되는 것을 보니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모씨(50)는 "광주전남이 과연 코로나로부터 안전하냐"며 "이 지역이 노인인구 비율이 엄청나게 높은 지역이다. 대구 사례에서 보듯 아무래도 고령자가 상대적으로 훨씬 위험한 것 같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직장인 강모씨(33·여)는 "그동안 광주는 코로나 청정지역이라 여기고 사람들이 거의 마스크를 안 쓰고 좀 안일하게 행동했던 것 같다"며 "이제라도 경각심을 가지고 마스크 착용부터 일상화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광주시는 1일 오후 코로나19 지역확산 차단을 위한 유관기관·단체 합동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인 생활 속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하기로 결정했다.

2일부터 방역단계를 격상하면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 집합 또는 모임과 행사는 모두 금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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