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5/뉴스1
25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종합소득, 양도소득과 별도로 분류 과세되는 '금융투자소득'을 신설, 2022년부터 적용하겠다"며 "모든 금융투자상품에서 발생하는 소득을 하나로 묶어 동일한 세율로 과세하고, 금융투자소득 내에서는 손익통산 및 3년 범위 내 손실의 이월공제를 허용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투자소득 개편은 금융투자소득 과세에 따라 늘어나는 세수만큼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해 세수중립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현 0.25%의 증권거래세 세율은 2022~2023년에 걸쳐 총 0.1%포인트 인하돼 2023년에는 0.15%의 거래세만 남게 된다"고 덧붙였다.
삽화_tom_주식_투자_부동산_증시_목돈_갈림길 / 사진=김현정디자이너
그러나 양도세의 섣부른 확대보다 속도 조절이나 추가 세제 혜택 등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익명의 한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장점이 양도세가 거의 없다는 점이었는데, 앞으로는 투자자들이 받아들여야 할 제약 조건이 될 것"이라며 "양도세 과세가 세계적 추세인 점은 맞지만, 정책은 돈이 흘러갈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양도세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지만, 정부가 부동산을 규제로 조이는 국면에서 주식까지 과세하면 부담일 수 있다"며 "이왕 안 해왔던 제도를 도입한다면 시기를 좀더 유연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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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양도세 부과) 시행 시기쯤에는 투자심리를 누를 수 있지만, 영향 자체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아쉬운 부분은 배당소득세 완화 등을 함께 추진한다면 부동산에 쏠리는 자금이 주식시장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 세미나' 축사에서 "증권거래세 폐지는 민주당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사항인데, 폐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점이 아쉽다"며 "손익통산과 이월공제 등도 법령 정비와 전산시스템 완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와중에 대주주 기준을 완화했을 때 아직 시장이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5/뉴스1
또 다른 이용자는 "양도세 과세대상 투자자가 이탈하게 되면 주식시장에 2000만원 미만 수익만 기대하는 개미만 바글바글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정부가 내세운 연간 2000만원 비과세 기준이 합당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다른 투자자는 "주식으로 연 2000만원을 이상 벌 수 있다면 기꺼이 세금을 내겠다"며 "부부가 운용한다면 한 가정에 400만원인데 그 이상 벌 수 있다면 큰절하며 낼 수 있지 않냐"고 말했다.
한 전업투자자는 "단타 위주 회전율이 높은 투자자는 거래세를 줄이고 양도세를 확대하면 큰 차이가 없겠지만, 한 종목을 오래 보유하는 장기투자자라면 양도세 부담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