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곳 중 3곳 '上' 직행…유동성이 끌고 온 '무상증자의 마법'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0.06.11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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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에 기반한 무상증자 효과로 주가가 폭등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이달 들어 4개 기업이 무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이 중 3개 종목은 무상증자 발표 당일 상한가로 직행했다. 레고켐바이오는 8거래일 만에 주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의 돈이 넘치자 무상증자에 따른 호재 효과가 배가 됐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무상증자가 기업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아닌 만큼 과열에 따른 투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4곳 중 3곳 '上' 직행…유동성이 끌고 온 '무상증자의 마법'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레고켐바이오 (65,500원 ▼700 -1.06%), 퓨쳐켐 (12,530원 ▼310 -2.41%), 오스테오닉 (4,500원 ▲135 +3.09%), 힘스 (6,010원 ▲50 +0.84%)가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 중 레고켐바이오, 오스테오닉, 힘스는 공시 당일 상한가에 이어 다음 거래일에도 급등세를 연출했다.

특히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1일 무상증자 발표 이후 거래량이 폭발했다. 무상증자 발표 전까지 하루 10만~20만주 정도 거래됐는데, 이 달 들어 이틀을 제외하고 모두 하루 거래량이 100만주를 넘었다. 지난 2일 거래량은 약 344만주로, 평소의 30배 수준이다.



레고켐바이오는 무상증자 발표 이후 거래가 활발해진데다 시장 주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코로나19(COVID-19) 치료제 후보물질 기술도입을 발표하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 10일 또 한 번 상한가를 기록, 무상증자 발표 뒤 8거래일간 주가 상승률은 149.3%에 달한다. 해당 기간 동안 시가총액은 8000억원 이상 커졌다. 그야말로 무상증자의 마법이다.

지난 9일 무상증자를 발표한 오스테오닉도 마찬가지다. 발표 당일 상한가에 이어 다음날인 지난 10일에도 전일 대비 16.30% 올랐다. 이틀간 주가 상승률은 51.1%다. 힘스 역시 지난 10일 무상증자 발표로 상한가로 마감한 뒤 이 날도 장 중 상한가에 도달했다.

최근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증권사 계좌에 주식거래를 위해 보관하는 예탁금이 40조원을 넘어서는 등 주식시장에 유동성이 넘치고 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유통 주식 수가 적은 상장 기업은 무상증자를 통해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흡수하고,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적으로 나서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무상증자는 실제 회사에 자금이 유입되거나 기업가치에 변화를 주는 요인이 아닌데도 통상적으로 주가 흐름 차원에서 호재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주식 수가 늘며 주가가 낮아지면서 "가격이 싸졌다"는 착시 효과도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 환경에선 무상증자 효과가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무상증자를 결정하는 기업의 경우 다른 사업적 호재를 동반하는 경우가 비교적 많아 투자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최근 무상증자를 발표한 레고켐바이오, 오스테오닉의 잇따른 급등도 이와 무관치 않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2건의 기술이전 계약과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기술도입, 오스테오닉은 췌장암 조기 진단 키트 개발 추진 및 투자 유치 소식 등이 주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한 상장사 CFO(재무책임자)는 "요즘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주식시장 환경에서 사업적 호재가 동반된 무상증자 결정은 주주 가치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무상증자를 주가 차원에서 무조건 호재라고 보기는 힘들고, 일부 종목의 경우 과열 양상도 감지되는 만큼 각 기업의 상황과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한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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