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파이프 속 메탄으로 수소 생산…“수소車 연료비 낮춘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0.06.1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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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기술연, 현장생산형 고순도 수소추출기 핵심기술 국산화

500 kg-day급 고순도 수소추출기 외형/사진=에너지기술연500 kg-day급 고순도 수소추출기 외형/사진=에너지기술연


도시가스 파이프라인에 남아 있는 메탄 등을 수소에너지로 전환하는 수소추출기가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됐다. 수소추출기는 ‘수소 경제’를 이룰 초기 핵심인프라 시설로 꼽힌다. 이번 국산화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대로 수소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수소연구단 윤왕래 박사 연구진이 도시가스 파이프라인에 남아 있는 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미반응 메탄 등을 이용해 9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저렴하게 생산·공급할 ‘현장생산형(On-Site) 고순도 수소추출기’ 설계·제작·구동기술을 100%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현재 ‘현장생산형 고순도 수소추출기’ 핵심기술의 국산화율은 40~50%에 불과한 탓에 전적으로 수입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초기 시설투자비가 1대당 약 30억 원에 이른다.

정부가 제시한 ‘수소경제활성화 로드맵’에 따른 오는 2022년 수소가격 목표치인 kg당 6000원을 맞추려면 국산화율을 높여 1대당 10억 원대 이하, 수소생산효율은 80%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현장생산형 고순도 수소추출기는 천연가스와 수증기가 반응해 각각의 반응물에 내재된 수소를 뽑아내는 ‘리포밍 모듈’과 여기에 포함된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미반응 메탄 등의 불순물을 흡착·분리해 99.99%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정제 모듈’(VPSA)로 구성됐다.

특히 연구진은 이 추출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핵심부품 중 하나인 ‘열교환 일체형 대류 열전달 개질기’와 ‘발열반응 자동제어 열교환형 수성가스 전이반응기’를 직접 설계·제작했다.

또 기존의 PSA가 아닌 VPSA(진공압력변동 흡착) 공정기술을 적용, 불순물 흡착량을 늘리고 분리 효율을 극대화했다. PSA는 수소가 포함된 혼합가스로부터 수소를 고순도로 정제하기 위해 압력이 높은 상태에서 불순물을 흡착·제거하는 공정기술을 말한다.


이런 기술들을 이번 현장생산형 고순도 수소추출기에 적용, 수소 정제 효율은 99.999% 이상, 수소생산효율은 81%로 끌어올렸다. 이는 미국 에너지부와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개발종합기구(NEDO)에서 초기 수소에너지 보급 사양으로 제시한 수소생산효율(75~80%)을 웃돈 수치다.

윤 박사는 “기존 LNG(액화천연가스) 공급망을 활용할 수 있어 추가 인프라 투자 없이 쉽고 안정적으로 경제적인 수소생산·공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 기술은 부생수소와 함께 초기 수소경제 이행의 핵심공급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박사팀은 이 기술을 ㈜원일티엔아이에 총액 50억 원에 기술 이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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