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빛내리 기초과학연구원 RNA 연구단장/사진=IBS
대부분의 단백질은 전사 후 조절을 거치면서 기능을 가지는데, 핵심 인자인 RNA 결합단백질과 RNA 사이 결합 원리와 상호작용은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복잡한 단백질 구조에서 어느 조각이 결합자리인지조차 정확히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RNA 결합단백질-RNA 결합체를 효소로 잘게 쪼개면 단백질 조각인 펩타이드(peptide)에 RNA 조각이 붙은 형태가 된다. 이 질량 구성을 측정하고 RNA가 붙지 않은 펩타이드와 비교하면, RNA가 붙은 아미노산 자리는 그 질량만큼 차이가 나게 된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RNA가 완전히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는 RNA 조각 크기가 제각각이어서 질량 측정에 이 오차를 고려해야 했다. 오차를 고려하고도 확실하게 RNA 조각이 붙었다고 판단되는 아미노산 자리만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1000 개 이상 RNA 결합단백질에서 한 번에 수십~수백 개 RNA 결합자리만 확인 가능했으며 위치의 정확도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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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기존에 쓰던 효소 대신 불산을 이용했다. 불산은 RNA를 동일한 분자 한 개로 완전히 분해해 한 번에 2000개 RNA 결합자리를 찾아낼 수 있었다. 불산 처리 후 RNA 조각의 질량을 쟀더니 동일한 유리딘 분자만 남음을 확인했다.
RNA 조각의 질량 오차를 줄임으로써 RNA 결합자리를 더 많이 알아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세포 전체 RNA에 결합한 600개의 RNA 결합단백질 내에서 약 2000 종류 RNA 결합자리를 아미노산 수준의 고해상도로 찾아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일명 루게릭병)의 원인 단백질인 TDP-43과 DNA 복구에 필수적인 PRKDC에 존재하는 RNA 결합자리를 찾았다. 이는 질병과 세포 기능에 관련된 RNA 결합 단백질의 조절 기제를 밝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구조 분자 생물학’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