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쫄쫄이' 레깅스, 3부 반바지 입는 남성들…"내 남친이라면ㅠㅠ"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0.06.06 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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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본인 자유지만, 내 남편이나 남자친구라면…"

남자들의 패션이 변했다. '민망하다'며 착용을 꺼리던 레깅스는 물론, 여름용 반바지는 점점 짧아져 마치 수영복을 연상케 한다. 이런 변화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민망하다'와 '당당하다'로 엇갈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여성용 레깅스 제품으로 유명한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와 젝시믹스는 지난달 각각 남성 레깅스 제품을 선보였다. '쫄쫄이'라 부르며 레깅스 착용을 꺼리던 남성들의 태도가 변하면서다.



이들 업체는 남성들의 '민망함'의 요소로 꼽는 V존(사타구니 부근)의 부각을 줄일 수 있는 디자인을 적용했다. 출시된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제품들은 온라인 쇼핑몰 무신사에서 스포츠용품 순위 3위권에 들 정도로 인기다.

변화는 일찌감치 유튜브에서 감지됐다. 구독자 183만명을 확보한 헬스 콘텐츠 채널 피지컬갤러리의 김계란은 레깅스가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UFC 파이터 김동현 등 격투기 선수들도 레깅스를 입은 모습을 자주 노출하며 '레깅스=여성용'이라는 등식을 깼다.



최근 헬스장이나 공원 등에서는 레깅스를 입고 운동하는 남성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레깅스를 자주 입는다는 회사원 정모씨(34)는 "레깅스를 입으면 몸을 딱 잡아주는 느낌도 나고 살 타는 것도 막아주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민망하다고 생각했는데 많이들 입으니까 자연스럽게 입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유튜브 피지컬갤러리 캡처/사진=유튜브 피지컬갤러리 캡처
남성들의 여름철 필수 아이템인 반바지도 점점 길이가 짧아져 맨다리를 그대로 드러낸다. 몇년 전부터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3부 길이의 반바지가 유행하더니, 이제는 짧은 수영복을 반바지처럼 입기도 한다. 일명 '마이크로 쇼츠'라고 불리는 패션계 트렌드다.

이런 변화를 바라보는 여성들의 시선은 엇갈린다. 차별 없는 옷차림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한편, 일부는 과거 남성들이 레깅스를 '민망하다'고 비판하던 것처럼 부정적 입장이다.


회사원 이모씨(36)는 "기본적으로는 자기 자유라고 생각해서 간섭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솔직히 예쁘거나 멋져 보이지는 않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것 같다. 내 남편이나 남자친구가 그런다면 싫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원 김모씨(28)는 "레깅스나 짧은 반바지를 입는 남자들이 많아지면 여자만 입는 옷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다"며 "편하면 누구나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남성의 레깅스 착용은 물론 같은 성별인 여성의 착용도 불편하다는 시선도 있다. 회사원 박모씨(32)는 "레깅스를 입고 산에 오르는 여자들이 많은데 뒤에서 팬티라인이 다 보여 민망하다"며 "정확한 이유는 없지만 남성들이 레깅스를 입는 것을 보는 게 불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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