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자본시장연구원은 전날 발표한 '코로나19 확산의 수요충격에 대비한 상장기업 현금소진위험 스트레스 테스트' 보고서에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2019년 결산 실적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수준 매출이 현상 유지된다면 국내 상장기업 2098개사(코스피 716곳, 코스닥 1382곳·금융업종 제외) 가운데 3.22%(68개)는 6개월 이내 보유현금이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환율이 10원 오르면 외화환산손실은 각각 880억원, 450억원 늘어나는 구조라 원화약세가 일단락되지 않으면 부채비율이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며 "LCC 상위 3사 순현금은 1분기에만 4000억원 넘게 증발하는 등 유동성부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관리종목이나 한계기업일수록 현금소진 확률은 더욱 위험한 수준으로 확인됐다. 이상호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본잠식기업의 경우 6개월 이내 보유현금 소진 확률이 최대 17.91%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자본잠식기업은 정상적인 채권발행을 기대하기 어렵고, 사모시장에서 메자닌(BW·CB) 발행이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조달을 모색할 수 있는데, 이마저도 매우 높은 조달비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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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뉴스1) 허경 기자 = 13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대한항공 여객기 등이 세워져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영위기에 봉착한 대한항공이 13일 이사회를 열고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의 대규모 유동성 지원에 따른 자구책의 일환으로 유상증자 실시가 유력한 만큼,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어떤 식으로 참여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20.5.13/뉴스1
이 연구위원은 "추정 결과는 신규자금조달·자산매각을 통한 현금유입 가능성을 배제한 결과로 기업의 자구책 마련, 정책당국의 지원 여하에 따라 상당 수준 낮아질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충격 여파로 일시적인 현금 고갈 사태에 직면한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의 선별적인 지원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종합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4차 회의를 갖고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매입하는 특수목적기구(SPC)를 10조원 규모로 출범, 6개월 한시적으로 운용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