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 롯데 '롭스'(흰색간판)와 CJ '올리브영' (회색간판)매장 전경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롭스를 이끄는 홍 대표는 최근 홈쇼핑 판매와 배달서비스 강화 등으로 '유통망 다각화'에 나섰다. 안 그래도 롯데쇼핑의 영업익이 줄고 있는 상황에, 롭스까지 적자 행진을 이어가는 등 진퇴양난의 상황이 닥치자 짜낸 묘안이다.
홍 대표는 "이번 협업은 유통망 다각화의 일환으로 롭스와 롯데홈쇼핑의 첫 협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신규 판매 채널을 지속해서 늘려 소비자들이 더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쉽고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결국 롯데쇼핑은 비효율 점포를 줄여 영업익을 개선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대상은 전체 오프라인 700여개 점포 가운데 성과가 나지 않는 비효율 점포 200개로, 올해 말까지 120개 점포를 줄이기로 했다.
안 그래도 힘든 롯데쇼핑을 더 힘들게 하는 롭스 매장도 다수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131개였던 롭스 매장 중 30여개 정도가 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이번달 기준 118개로 다수 점포가 사라졌고, 올해 말까지 106개로 더 줄이겠다는 게 롯데쇼핑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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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에서 힘 쓰는 데 한계가 있으니 채널 다각화로 롭스 고객 저변을 늘려보겠다는 홍 대표의 심산이 잘 먹혀들어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선우영 전 롭스 대표, 홍성호 현 롭스 대표(왼쪽부터)
선우 대표는 롯데하이마트에서 온라인부문장을 맡아 오프라인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이 없을 때 매장에서 바로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는 옴니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관련 매출을 연 6000억원 안팎으로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그는 롭스 대표로 지내면서 롭스 앱 내 '스마트 검색', '취급매장확인' 등을 도입해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PB(자체 브랜드) 상품군을 늘리는 등 여러 혁신을 시도했지만 매장 수를 늘리는 데만 주력할 뿐 뚜렷한 영업익을 내지는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롯데쇼핑은 유니클로를 이끌며 사상최대 실적을 경신, 국내 SPA업계 독보적 1위를 굳힌 '황금 손' 홍 대표를 다음 '롭스 구원투수'로 앉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형 H&B스토어는 낮은 연령대의 고객들이 단가가 낮고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들을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바로 확인하고 구매하는 데에 장점이 있어 (홍 대표 전략에) 조금 의문이 든다"면서도 "하지만 요즘같은 상황에서 판매 채널 확장 노력엔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실효성은 조금 두고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