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세 2~3억인데"…정의연은 왜 안성 쉼터 7,5억에 샀을까

머니투데이 한민선 기자 2020.05.1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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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사진=뉴스1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사진=뉴스1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2013년 경기도 안성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쉼터'(이하 힐링센터)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적정한 시세로 매입했는지 확인 필요"
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사진=뉴스117일 정의기억연대가 운영한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소재 쉼터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의 모습./사진=뉴스1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정대협이 힐링센터를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한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

그가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쉼터가 위치한 안성 금광면 상중리에 있는 단독주택들의 가격은 2억원이 넘지 않는다. 유독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만 2013년에 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연면적, 대지면적 차이와 입지조건 등에 따라 금액 차이가 날 수 있지만 적정한 시세로 매입했는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전신인 정대협은 2013년 현대중공업이 사랑의 열매로 알려진 '공동모금회'를 통해 건넨 10억원 중 7억5000만원을 들여 안성 힐링센터를 구입했다. 이 건물은 195.98㎡(약 59평)로 2012년 건축됐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사진=뉴스1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사진=뉴스1

정의연은 힐링센터 건물 매입과 관련해 "당시 형성된 시세대로 구입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날 중앙일보에 따르면 2014년 4월 같은 상중리에 있는 대지면적 843㎡(약 255평)짜리 1층 벽돌집은 2억원에 거래됐다. 정대협이 산 주택과 불과 1㎞ 정도 떨어져 있는 집이다.

쉼터 주택에서 10여㎞ 떨어진 금광면 삼흥리에 있는 2층짜리 철근 콘크리트 구조 주택도 2012년 7월 3억8000만원에 팔렸다. 이 건물은 연면적 1124㎡(약 340평)에 2009년에 건축됐다.

이날 조선일보도 "쉼터가 있는 토지의 직전 거래가(2007년 4월)는 불과 352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가 상승, 건축비까지 포함하더라도 6년만에 직전 토지 거래가의 24배에 달하는 값을 지불한 것은 비상식적이라는 것이 업계 지적"이라고 보도했다.

또 실제 쉼터를 지은 건설사 금호스틸하우스 김모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외장 마감재는 취향에 따라 무엇이든 쓸 수 있고 건축비는 평당 350만~400만원대”라고 밝혔다며 건물의 연면적(59평)과 통상 건축비를 감안해 쉼터 건축비를 2억3600만원 수준으로 추정했다. 땅 값을 포함해도 안성 쉼터는 2억4000만~3억원이 적정 가격이라는 계산이다.

안성 쉼터가 7억5000만원이라면 59평짜리 2층 단독주택을 짓는데 평당 1000만원 이상이 들었다는 의미가 된다.

이규민 당선인 "시세보다 비싸다? 파는 사람 마음"
/사진=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페이스북/사진=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 페이스북
안성 쉼터 건물은 이규민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윤미향 더불어시민당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의 남편이 대표로 있는 수원시민신문의 2013년 힐링센터 개소식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이 기사는 현재 삭제된 상태나 검색 엔진으로 찾을 수 있다.

윤 당선인의 남편 김모 대표가 직접 작성한 기사에 따르면 쉼터 건물을 소개한 것은 안성신문 대표인 이규민 당선인이고 건물은 안성신문 운영위원장이기도 한 김모 대표가 운영하는 금호스텔하우스에서 지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등기부 등본상 당시 주택 소유주는 금호스틸하우스 김 대표의 부인 한모씨로 돼 있다. 김 대표 부인 소유 땅에 김 대표 회사가 지은 건물을 이 당선인의 소개로 윤 당선인이 이끌고 있던 정대협이 매입한 것이다.

이 당선인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윤 당선인이) 좋은 뜻에 쓴다고 해서 내가 장소를 세 곳 정도를 장소를 봤다"며 "그 집이 누가 봐도 탐낼 집이었다"고 밝혔다.

시세보다 비싼 가격으로 거래된 것에 대해서는 "뭐 (김 대표) 본인이 그렇게 불렀으니까. 파는 사람 마음이고, 본인이 가격을 매겼다. 특수자재를 썼다나, 자재가 굉장히 좋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연은 지난 16일 밤 정대협이 2013년에 매입했다 최근 매각한 힐링센터와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최근 힐링센터의 매각 금액은 4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알려져 '반값 매각' 논란이 불거졌다.

정의연은 "힐링센터건물(신축) 매입은 당시 형성된 시세대로 구입했으며 오랫동안 주변 부동산업소 등에 건물을 내놓았으나 매매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건물가치의 하락과 주변 부동산 가격의 변화로 현재의 시세로 결정돼 매도계약은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사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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