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효성, 섬유 신소재 '아라미드' 공장…베트남 대신 울산으로 '유턴'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0.05.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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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울산공장 전경 / 사진제공=효성효성 울산공장 전경 / 사진제공=효성


효성 (58,900원 ▲500 +0.86%)이 베트남에 만들려던 차세대 섬유 신소재 '아라미드' 생산라인을 울산으로 돌린다. 울산 공장 아라미드 생산규모를 현행보다 연산 3700톤 이상 늘린다.

효성은 당초 베트남 동나이성에 아라미드 공장을 신설할 방침이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로 국가 간 무역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는데다, 국내 경기 회복 측면도 고려해 전격 국내 증설을 택했다.



특히 정부가 한국형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육성과 투자를 장려하는 상황이다. 효성의 아라미드 공장 국내 증설은 '리쇼어링'(해외 생산기지의 국내 유턴) 모범 사례로 꼽힌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효성은 울산 효성첨단소재 (337,000원 ▲2,500 +0.75%) 아라미드 공장 생산능력을 현재 연산 1250톤에서 4배 수준인 5000톤으로 늘린다. 신사업 육성 차원의 이번 증설은 올 하반기에 착공해 내년 5월 끝낼 예정이다.



아라미드는 강철보다 5배 강한 데다 400도 열을 견디는 섬유 신소재로 고성능 타이어나 방탄복, 특수 호스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된다.

효성은 막판까지 베트남 동나이성에 아라미드 공장을 짓는 방안을 고민했다. 베트남은 2000년대 중반부터 조현준 회장이 '글로벌 전초기지'로 삼은 국가다. 하지만 효성은 최종적으로 아라미드 생산 증대를 위해 울산공장을 낙점했다.

이는 전략적으로 핵심 소재의 생산기지는 한국에 둬야 한다는 조 회장과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라미드는 기술력과 진입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면서 "보안이 굉장히 중요한 상품이라 외국에 공장을 짓는다면 리스크가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아라미드 시장 점유율 1위(43.3%)인 미국 듀폰도 미국 내에서만 아라미드 공장을 가동한다. 국내 1위 코오롱인더스트리도 경북 구미에 아라미드 공장을 두고 있다.

국내 아라미드 수출 규모/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국내 아라미드 수출 규모/사진=김현정 디자인기자
아라미드는 특히 5G 통신망용 광케이블에 사용되며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효성첨단소재 매출 중 아라미드 담당 사업부인 산업자재부문 매출액은 2조5656억원에 달했다. 효성이 지난해 연결 영업이익 1조102억원을 달성하는데도 아라미드 같은 신소재가 핵심 역할을 했다.

국내 아라미드 시장은 최근 3년간(2015~2018년) 연평균 7%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수출 물량은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16년 연간 3694톤에서 지난해 연간 5730톤을 기록했다. 매년 18% 늘어난 것이다. 가격도 고공행진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7년 kg당 17달러였던 수출 단가는 지난해 7월 23.8달러로 올랐다.

효성의 이번 증설로 아라미드 1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효성이 울산 공장 생산량을 5000톤 수준으로 늘리면 국내 1위이자 글로벌 3위인 코오롱인더스트리 생산량 7500톤과 격차를 좁히게 된다"며 "코오롱과 점유율 경쟁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효성은 울산 아라미드 공장 증설에 대해 "해당 사안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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