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전문가 사이에서 롯데지주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업 펀더멘탈보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중점을 둔 베팅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특히 지난 28~29일 2거래일간 롯데지주 매매 현황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모두 순매도 한 반면 개인투자자만 281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지주 목표주가를 4만1000원에서 2만7500원으로 낮추며, 지배구조 재편 및 실적 관련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전문가 분석을 고려하면 최근 롯데지주의 단기 급등은 '형제의 난' 가능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8일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오는 6월 열릴 예정인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신동빈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의 건과 정관 변경의 건 등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신동주 회장은 "롯데홀딩스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홀딩스 기업 지배구조 기능이 결여된 현 상황을 근본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주주제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한진칼의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측의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급등했다. 하지만 한진칼과 롯데지주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진칼의 경우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간 직접적인 경영권 분쟁으로 실제 양 측의 주식 매입 등이 주가에 상승 탄력을 불어넣은 측면이 있다. 또 주총 당일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지분율 대결이 팽팽했다.
반면 롯데지주의 경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 달부터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을 맡는 등 비교적 탄탄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앞선 주총에서도 신동주 회장이 신동빈 회장 해임안을 제출했지만 표 대결에서 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우선 신동주 회장이 분쟁을 제기한 대상 기업은 롯데지주가 아니라 일본 롯데홀딩스"라며 "또 신동주 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최근 롯데지주 단기 급등은 기업 펀더멘탈과 관련 없는 것으로 보이는데다, 개인투자자 위주로 매수가 이뤄져 더욱 우려가 크다"며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까지 기간이 꽤 남아 있어 주가 흐름이 높은 변동성에 노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