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 사진제공=롯데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며 2014년부터 롯데그룹의 미래 방향으로 '옴니채널'(omni channel)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지 6년만이다. 쿠팡, 이베이, 위메프, 쓱(SSG)닷컴 등에 대한 추격을 본격화하며 e커머스 주도권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신동빈 회장, '옴니채널' 6년 전부터 강조...절치부심 끝 '롯데온' 출범 유통업계에서는 명실공히 국내 최대의 오프라인 유통강자 롯데가 그룹 역량을 롯데온에 집중, e커머스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기존 e커머스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롯데그룹의 유통사업을 책임지는 롯데쇼핑 (68,600원 ▲400 +0.59%)이 e커머스 사업부를 설립한 것이 2018년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롯데가 뒤늦게 부랴부랴 2년동안 준비해 롯데온을 온라인 반격 카드로 내놓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니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의 온-오프라인 두 강점을 모두 활용해 옴니 채널이라는 새 트렌드의 주역이 돼야 한다"며 "온라인 구성비를 크게 확대해 다양한 고객의 요구도 놓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었다. 이후에도 수차례 그룹 안팎에 이른바 '옴니채널'론(論)을 설파했다.
'형제의 난'에 사드 보복 등 잇단 돌발 악재로 주춤...내부 '오프 헤게모니'도 높은 벽그런데 그 후 그룹에 대형 돌발 악재가 발생했다. 2015년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 장기간 '형제의 난'에 들어가면서 공격적으로 펼치려던 신규 사업은 올스톱 됐다. 이 과정에서 롯데의 옴니채널 확대 전략도 실기(失期)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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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중국의 사드 보복과 국정 농단 사태까지 터지면서 내부 조직 추스르기에도 바빴다. 그러는 사이 온라인 쇼핑 신흥 강자인 쿠팡과 티몬, 위메프, 11번가 등 e커머스 업체들은 날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심지어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3월 온라인 통합법인 쓱닷컴을 출범하며 e커머스 공략에 나선 반면 롯데는 e커머스사업 방향성도 없고, 의욕도 없다는 쓴소리도 들어야했다.
백화점, 마트 등 각 사업부 경영진들이 자기영역 지키기에 골몰하는 등 오프라인 매장 중심의 헤게모니가 온라인으로의 급속한 패러다임 전환에 걸림돌이 됐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왔다.
신 회장은 이에 따라 지난해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와 사업부통합이라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신 회장은 최근 외신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그룹 인사에서 대표이사 약 40%를 젊은 리더들로 교체한 것도 디지털화의 일환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롯데온/사진제공=롯데온
'O4O'와 '초(超)개인화'로 승부수...1만5000 점포 시너지로 3년내 20조 매출 목표
다소 늦은 감은 없지 않지만, 롯데온이 가진 강점은 아직 충분하다. 실제 온라인 기반 쇼핑몰들이 막대한 물류 투자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롯데는 그룹 내 1만5000여 오프 점포 연계와 3900만 회원망, 그룹 내 택배 배송 인프라를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롯데온 사전 전략 설명회를 연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 대표는 "롯데온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역할을 하며 지속해 나갈 생각이지, 적자를 내면서까지 사업할 생각은 없다"며 "제 살 깎아먹기식 출혈 경쟁도 안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O4O(온라인 포 오프라인)와 초(超)개인화 양대 전략이 롯데온 자신감의 기반이다. 롯데온은 3년 내에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길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