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생활비 선불카드, 600원 짜리 IC칩 안 붙였더니…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04.2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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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원 짜리 IC칩 뺐다가 시민 하소연까지…카드 잃어버리는 사람도



서울시 선불카드. /사진제공=서울시서울시 선불카드. /사진제공=서울시








"긁어서 결제는 되는 데 꽂는 게 안돼요." "서울 살다 타지에 이사갔는데 저는 어떻게 합니까." "카드 잃어버렸어요."

서울시가 코로나19(COVID-19)발 민생경제 응급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재난긴급생활비를 둘러싸고 실무 부서로 각종 민원들이 끝없이 접수되고 있다. 재난긴급생활비가 사상 초유로 도입된 만큼 불만·문의도 이어지는 것. 특히 재난 긴급생활비를 선불카드로 발급받은 시민으로부터 "IC(집적회로)칩이 없어 결제가 어렵다"는 하소연까지 나온다.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는 중위소득 100%이하 191만 가구 중 정부지원을 받는 73만 가구를 제외한 총 117만7000 가구에 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서울시가 30만~50만원을 서울사랑상품권(제로페이, 지역화폐·10% 추가 혜택 지원) 또는 선불카드로 지원하는 제도다.

초유의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을 위한 예산에 3271억원이 투입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3월 편성했다. 또 서울시는 2차 추경을 준비하면서 코로나19 민생 회복을 위해 1조원대 예산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리 하나를 베어 낸다는 결단도 내리겠다"고 말했다.

'다리 하나 베는' 구조조정…더는 추가 비용 투입 힘들어

16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관련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16일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관련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지원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재난긴급생활비 선불카드 뒷면엔 마그네틱선이 있어 전용 리더기에 카드를 긁어 결재할 순 있지만 개당 600원 하는 IC칩은 앞면에 부착되지 않았다. 이에 별도의 IC칩 전용 리더기로 결재하는 방식은 불가능하다.

이는 서울시가 더는 제작 비용을 높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29일 서울시 관계자는 "비용상 감당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설치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다"면서도 "대부분 매장에 IC칩 카드리더기가 같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민원도 있다. 서울시 전·출입자들도 하나둘 지원금 수령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일례로 타 지역으로 이사간 시민이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를 받아야 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대 분리 등 편법 등으로 부당 수령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어 서울시는 날짜 원칙을 세우고 지급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고 한다. 재난 긴급생활비 정책을 발표한 3월18일 현재 서울시에 거주하면서 신청 당일에도 서울시에 거주해야 지급이 가능하다.

'선불카드 분실자'도 등장하고 있다. 서울시는 카드 분실자에 대해선 재발급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침체된 내수경기를 신속히 부양하기 위해 사용 기한을 6월 말로 정했지만 시민들이 재난긴급생활비를 사용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서울시 지급시스템을 통해 사용 기한을 8월 말까지 연장처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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