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동선 인근 자영업자들 "폐허가 됐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20.02.18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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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 서울시 21.9조원 재정 상반기 신속 집행 등 '코로나 19 긴급 대책'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패션몰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원순 서울시장이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패션몰에서 열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성북구 유명 CGV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5번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것이 알려진 이후 (인근) 유동인구가 70% 이상 줄었습니다. 이렇게 한산한 거리는 처음 봤습니다. 이같은 상황에 내몰린 상인들이 대출을 받으려 해도 담보가 없어 어려운 실정입니다." (유성원 파리바게트 성신여대점 대표)



"19번 환자가 우리 앞 건물을 왔다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손님이 오지 않습니다. 확진자가 지나간 곳은 '폐허'가 되는데, 방역 만 하고 끝내지 말고 방역의 안정성도 홍보해 주셨으면 합니다."(하정호 바른김밥 연구소 대표)



영세 자영업자들이 저마다 코로나19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확진자 동선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의 상점들은 유동인구가 급감했을 뿐 아니라 방역을 해도 침체가 장기화 할 수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패션몰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과 간담회를 갖고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위기를 극복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재정의 상반기 조기 집행 등 위기 극복책을 내놓는 한편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추가 대책도 마련키로 했다.

21.9조원 재정 상반기 신속 집행
국내 5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CGV에 2월 2일 오전 휴업 안내문이 게재돼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국내 5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CGV에 2월 2일 오전 휴업 안내문이 게재돼 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서울시는 이날 자치구와 함께 전체 재정의 62.5%인 21조9043억원을 상반기에 신속 집행한다고 밝혔다. 침체된 지역 경기를 회복할 마중물로 재정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포함해 서울시가 내놓은 코로나 19 관련 긴급 지원책은 △ 감염불안 방지를 위한 사업장 방역추진(3개 사업) △기업 경영난 해소를 위한 기업 피해 지원(3개 사업) △시민일상 회복을 위한 소비 및 내수 진작(9개 사업) 등 3개 분야 15개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전통시장 방역인력 1000명을 포함한 2700명 규모 공공 일자리를 추가하고 전통시장 물품의 온라인 배송 서비스는 확대한다. 특히 방역소독이 완료되고 손세정제·마스크·예방홍보물 등이 비치된 전통시장에 대해 '클린시장'으로 인증할 방침이다.

5000억원 규모로 편성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대상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 대상은 기존 관광 민예품 등 2종 소매업에서 도‧소매업 전체업종으로 확대된다.

특별경영안정자금의 신속한 지원을 위해 지원 절차는 간소화된다. 코로나19 확진자 이동경로상 업체 정보공개로 피해를 입었거나 강제 또는 자가격리로 영업을 일시 중단한 소상공인들은 1% 초저금리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소상공인 및 확진자 등에 대해서는 지방세 납부기한이 즉각 연장된다. 또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살리기를 위해 10% 할인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서울사랑상품권의 1인당 월 할인 구매한도를 4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현재의 2배인 100만원으로 상향한다. 월 최대 10만원의 할인 혜택을 주는 것이다.

김영란법 코로나19 '첩첩산중'…"모니터링 잘 해달라"
코로나19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권역의료응급센터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코로나19 29번 확진자가 다녀간 16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안암병원 권역의료응급센터에서 보건소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간담회에선 이같은 서울시 대책 외에도 대출 조건의 개선 등을 통해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해 달라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 이현석 피디아이 대표는 "서울시가 금융기관을 통해 (긴급자금을) 대출해준다고 해서 전화 상담을 받아봤는데 기존에 대출이 없는 분들을 우선으로 해준다고 했다"며 "기존 대출 있는 분들이 더 급한 분들"이라고 지적했다.

자영업자들은 2016년 9월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이후 직격탄을 맞은 이후 코로나19로 또 한 번 중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인식도 보였다. 황동식 금빛화원 대표는 "꽃집을 16년 했는데 시작할 땐 직원 2명을 두고 했지만 김영란법 이후 1명을 보냈고 그 이후도 경기가 어려워 결국 저 혼자 양재로 부근 비닐하우스 콘테이너에서 월 20만원짜리 월세를 주고 운영을 한다"며 "상반기 예산 62%를 투자한다는데 그 투자가 골고루 되도록 피드백 관련 사안까지 정확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시장은 "서울시 정책이 여전히 피부에 와닿기 힘들다, 조금 더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마음에) 와 닿았다"며 "더 듣는 노력, 공감하는 노력 그리고 다양한 의견에 기초해 좀 더 좋은 대안을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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