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고점에도…"금값, 더 오른다" 분석 나오는 이유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20.04.2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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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대유행(팬데믹)공포 확산으로 안전 자산에 자금이 몰리면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값은 지난달9일 오전 한때 온스당 1702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2012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2020.3.9/뉴스1(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세계 대유행(팬데믹)공포 확산으로 안전 자산에 자금이 몰리면서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값은 지난달9일 오전 한때 온스당 1702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2012년 12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사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의 골드바.2020.3.9/뉴스1


금 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금 투자에 관심이 높아진다. 전세계적인 대규모 양적 완화와 경기부양책으로 화폐 가치 떨어지면서 금 가격도 오른다는 분석인데, 투자기관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금시장에서 1g(그램)당 금 현물 가격은 전일 대비 330원(0.48%) 하락한 6만8530원에 마감했다. 앞서 전 거래일인 지난 24일에는 1g 당 6만8860원에 거래를 마쳐 2014년 3월 KRX금시장이 개설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격뿐 아니라 거래량과 거래금액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KRX금시장에서 이달 일평균 금 거래금액은 67억865만원으로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달 66억6921만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도 금 투자 열풍이 불면서 일평균 금 거래금액이 22억6095만원으로 전년 대비 160.5% 상승했는데, 이달에는 이보다 3배 가량 더 증가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대체로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때 가격이 오른다. 지난해 금은 미·중 무역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각광 받으며 연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지난해 KRX금시장에서 금 가격은 21.6% 올랐고, 이와 관련한 펀드,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 등 금융상품도 크게 인기를 끌었다.



꾸준히 우상향 하던 금 가격은 지난달 코로나19(COVID-19) 충격에 크게 흔들렸지만 충격은 오래가지 않았다. 올해 전 고점(2월 24일 6만5280원) 대비 저점(3월17일 5만9360원)까지 낙폭도 9% 정도로 주식 등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글로벌 양적완화와 경기부양책이 쏟아지면서 주식 가격은 다시 반등했는데, 특이한 점은 통상 위험자산과 반대로 움직이는 금 가격도 다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역대급 고점에도…"금값, 더 오른다" 분석 나오는 이유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양적완화가 주식 가격도 떠받치는 한편,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투자 가치도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에 유동성이 공급되면 주식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데, 한편에서는 금리가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매력도 부각된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대대적인 양적완화에 나서는 동안 국제 금 가격은 치솟았다. 2008년9월 리먼 브라더스가 파산한 직후 국제 금 가격은 1온즈(31.1g) 당 800~900달러선에서 730달러선까지 떨어졌는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기준 금리를 0%대로 낮추고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개시하면서 2011년9월에는 장중 1911달러까지 치솟았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금리가 떨어지자 헤지(위험회피) 수단으로 금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양적완화는 2008년 금융위기보다 한층 세다는 평가다. KB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16~27일 2주 동안 미국 정부가 밝힌 국채, MBS(주택저당증권) 등 채권 매입 규모는 총 9797억6000만달러로 이는 2010~2012년 있었던 2차 양적완화 규모(6000억 달러)를 넘어선 수준이다.



유동성 공급으로 기축통화인 달러 가치가 평가절하되면 상대적으로 금의 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투자기관에서도 헤지 수단으로 금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금 수요는 4355.7톤으로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장신구나 산업용 수요 감소의 영향이 컸는데, 반대로 투자수요에 해당하는 금 ETF용 금 소비는 오히려 324.9톤 증가했다.

금 가격은 역대급 고점을 향해 가고 있지만 아직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내년 국제 금 가격 전망을 1온즈 당 2000달러로 내다봤고, 한화투자증권 역시 금 가격의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회복을 위한 전세계 국가들의 정책 공조로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인플레이션 헤지자산이자 실물자산인 금의 매력이 부각된다"며 "코로나19 진정이 본격화하기 전까지 원자재 내에서 금을 가장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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