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확신에도…美내부선 ‘V자’ 반등 어렵다 한숨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4.14 03:15
글자크기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


“바이러스가 통제되면 경제가 왕성하게(robust) 반등할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9일 2조3000억달러 규모의 대출 지원을 발표하면서 ‘V자’ 반등론에 힘을 실었다. 전례없는 연준의 돈풀기에 지난 23일 저점을 찍은 S&P500지수는 이후로 3주새 25%나 급등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같은기간 28%, 나스닥도 19.1% 뛰었다. 지난 3주간 코로나19로 미국내 실업자는 1700만명 가까이 증가했는데, S&P500은 지난 한주간 1974년 이래 최대의 상승폭을 기록했다. 월가가 경제지표보다는 연준의 화력에 반응한 것으로 V자 반등론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연준 내부에서 V자형 회복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미 바주카포에 미사일까지 가진 무기를 거의 대부분 사용한 연준은 최후의 수단마저 강구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경기회복에 18개월 걸린다...연준 내부 최악의 전망
12일(현지시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최악의 경우엔 18개월동안 셧다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FPBBNews=뉴스112일(현지시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최악의 경우엔 18개월동안 셧다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FPBBNews=뉴스1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최악의 경우엔 18개월동안 셧다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시카리 총재는 “우리는 세계를 주시하고 있으며, 경제활동 통제를 완화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불길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면서 “재확산이 일어나고 다시 경제활동을 통제하는 악순환이 치료제나 백신이 나올 때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18개월간 보건 시스템과 경제를 위해 전략을 집중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카시카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정책위원회(FOMC)에서 의결권을 가진 이 중 한명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직접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물이다.
연준 내부에서도 단기간에 경제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연준이 더 강력한 무기를 꺼낼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클리브랜드 연준 총재이자 올해 FOMC 의결권을 가진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우리는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 사용할 도구가 더 남아있고, 이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짜낼 즙(juice)' 없다는데...연준 추가 카드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공항 앞 도로가 코로나19로 인해 한산한 모습이다. /AFPBBNews=뉴스1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공항 앞 도로가 코로나19로 인해 한산한 모습이다. /AFPBBNews=뉴스1
연준은 이미 0.0~0.25% 범위의 금리,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결정에 이어 2조달러가 넘는 대출 지원에 정크본드, CLO(대출채권담보부증권)까지 매입하기로 했다.

미 재무장관 출신인 로런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가 “연준이 더이상 짜낼 즙(juice)이 없다”고 평가할만큼 시장은 연준이 바주카포를 넘어 핵무기까지 모두 썼다는 평가를 하지만 아직 연준에겐 몇장의 수단이 더 남아있다는 평가다.



CNBC는 연준이 추가적으로 더 쓸 수 있는 카드로 일본은행(BOJ)처럼 상장지수펀드(ETF)를 직접 매입하는 방안과 공짜 돈풀기가 있다고 전했다.

현재 연준의 자금지원책은 여신 위주다. 그냥 돈을 주는 것이 아닌 빌려주는 것으로, 시장에선 아무리 저금리와 상환유예 기간을 줘도 중소기업들의 부채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크리스 럽키 MUFG유니온뱅크 수석 금융이노코미스트는 “경제는 지금 나중에 갚아야할 대출이 아니라 공짜 돈을 필요로 한다”면서 “연준은 경제가 절대로 갚을 수 없는 과도한 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건 아닌지, 앞으로 수년내 경기침체가 왔을 때 이 부채가 경제성장을 저해하진 않을 지 조심스럽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