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도 '트위터 정치'…일본 네티즌 "쭉 쉬어라"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20.04.1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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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베 트위터 캡처./사진=아베 트위터 캡처.


'소파에 앉아 애완견을 쓰다듬고, 차 한잔을 마시며 독서를 하고. 손에 리모컨을 쥔 채 텔레비전을 보고'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1일 트위터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홍보하기 위해 영상을 공개했다가 일본을 찬반 분쟁으로 몰아넣었다. 정치권에서도 "국민들 보고 쉬는 모습을 보고 자택 대기를 하라는 말인가"라며 쓴소리를 날리는 가 하면, 의료진을 보호하는 방법이 맞다는 의견이 맞섰다.

이날 아베 총리는 56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일본의 유명 가수이자 배우인 호시노 겐의 '집에서 춤추자'라는 영상과 자신도 관저에서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아베 총리는 트위터에 "친구를 만날 수 없다. 회식도 할 수 없다"며 "다만 여러분의 이런 행동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현장에서 분투하는 의료 종사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과거의 일상은 잃어버렸어도 우리는 SNS나 전화를 통해 사람 간의 연결을 느낄 수 있다"며 "언젠가 또 모두 모여 웃는 얼굴로 이야기를 주고 받을 때가 온다. 그 때를 위해 오늘은 집에서…"라고 덧붙였다.



/사진=아베 트위터 캡처./사진=아베 트위터 캡처.
이 영상은 공개 2시간 만에 2만건 이상 리트윗되며 찬반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게시 9시간만인 현재는 조회수는 930만회, 댓글 2만개, 리트윗 7만7000여건까지 증가한 상태다.

아사히신문은 아베 총리의 걱정을 염려하는 네티즌들도 있었지만 "아베 총리는 집에서 쭉 쉬어라"라거나 "아베 총리처럼 편안하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다"라는 비판의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도 설전이 오가고 있다.


일본 최대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렌호 참의원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자신이 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도 자택 대기를 하라는 거냐"면서 "현장의 의료관계자들, 생계를 위해 일을 쉴 수 있는 사람들은 집에서 쉬는 모습이나 연예인 영상이 아니라 자택 대기에 대한 보상 등 대책을 원한다"고 말했다.

과거 환경상을 역임했던 호소노 고시 중의원 의원은 "아베 총리의 트윗이 지금 화제다"라면서 총리를 비난하는 댓글을 두고 "총리와 달리 좁은 집이라고 스트레스가 쌓여 공격이 가득한가"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는 "하루 종일 집에 혼자 있으면 접촉자는 제로이고, 이것은 의료 종사자를 보호하는 것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이날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지난 7일 도쿄도를 비롯한 7개 광역자치지역에 긴급사태를 선포한 뒤 외부 인사와의 면담을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지난 7~10일 오전 면담을 단 두차례만 했다고 전하면서 이를 두고 야당측에서 정상이 아니라고 비판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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