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식탁서 돼지고기 사라진다…코로나발 사료수급 불안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김명룡 특파원 2020.04.1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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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글로벌 식량전쟁]코로나19 전세계 확산으로 대두가격 불안정…돼지고기값에 영향 우려도

편집자주 코로나19(COVID-19)로 사람은 물론 식량까지 국경을 넘기가 어려워지면서 식량안보가 주요과제로 떠올랐다.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식량 전쟁 현주소를 짚어보고 대응방안을 점검한다.

中식탁서 돼지고기 사라진다…코로나발 사료수급 불안


중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여파로 돼지고기 값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중국에서 돼지고기발 물가급등이 계속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 10일 3월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월보다 4.3%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CPI 상승 폭은 2월의 5.2%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3월 중국 CPI 상승은 주로 돼지고기를 비롯한 일부 식품 가격 급등 때문이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전체 CPI상승분의 4.1%포인트가 식품주류 물가인상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3월 식료품 가격은 전년대비 18.3% 올랐다. 비식품류 가격은 0.7%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2월 코로나19로 인한 사재기 등으로 급등했던 중국 소비자 물가는 3월 조업이 재개되고 교통이 회복됐음에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돼지고기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116.4% 오르는 등 고기류 가격이 78.0% 오르면서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국가통계국은 고기류 가격이 CPI 상승률 중 3.44%포인트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는데. 이중 돼지고기 가격은 CPI가 2.79%포인트 상승하는데 영향을 줬다.

CPI내 식품비중은 30%로, 이 중 돼지고기 가격 편입비중이 9%에 달한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은 중국 돼지고기값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사료인 대두의 수입가격은 식품물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1년에 1억톤(2018년 기준)의 대두(콩)를 돼지 사료로 쓰는데 이중 8500만톤을 수입했다. 브라질 미국 아르헨티나 등이 가장 큰 대두 수입원인데 코로나19로 이들 국가의 대두 수출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도 있다.


이로인해 대두값이 상승할 경우 중국의 물가 상승의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대두 가격이 오르면 돼지고기 값이 오르기 때문이다. 현지 리서치업체에 따르면 중국 지방도시인 헤이룽장(黑龍江)성의 대두 가격은 3월 중순 1톤당 4200위안(약 71만원)에서 3월말 4700위안으로 보름만에 12% 가량 상승했다.

미국산 대두를 수입하기로 합의했지만 코로나19가 미국에서 확산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미국은 4월말 대두를 파종해 10월경 수확을 한다. 코로나19로 파종이 어려워지면 중국에서 대두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단 얘기다.

코로나19가 종식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중국 당국이 강력한 검역조치를 취하고 있어 이에 따른 영향도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 심리가 퍼져 일부 소비자들의 사재기 현상이 제한적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에 옥수수·쌀 등 농작물의 가격상승 우려도 크다. 정상적인 농업활동이 제한되면서 올해 중국의 병충해 피해가 심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의 이같은 상황은 전세계 식량공급을 왜곡시킬 우려도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자국내 식품값 안정을 위해 외국 농산물의 수입을 갑작스레 늘리려 할 경우 식품값 급등 현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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