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직장인들이 '재택근무' 하라고 해도 못하는 이유

머니투데이 진경진 기자 2020.04.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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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사진=AFP


일본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라 뒤늦게 '긴급 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기업들에 대해서도 재택근무를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기업들은 종이 서류의 디지털화가 이뤄지지 않아 재택근무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8일 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CFO(최고재무책임자)협회는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3일까지 상장기업의 CFO 등 경리·재무 간부 57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업무 영향을 조사했다.



이들 중 약 70%가 코로나19가 확대되기 전인 2~3월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하지만 재택근무를 실시한 이들 중 41%가 재택 근무 도중 출근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다고 답했다.

출근 이유로는 '청구서 및 날인 절차, 인쇄 등 종이 데이터 처리를 위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회의 참여·은행 업무 등도 뒤를 이었다. 이들 기업들은 재택근무 전 사내 온라인 시스템 등 사정을 판단하고 이를 결정했지만 종이 서류의 디지털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은 36% 수준에 머물렀다.



재택근무를 실시하지 않은 나머지 30% 기업 역시 "청구서나 계약서 등 종이 서류가 디지털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대답이 77%(복수응답)를 차지했다.

닛케이신문은 "재무 업무는 영업처럼 외부 거래처와 상담할 기회가 적어 재택근무에 가장 적합한 업무 중 하나로 여겨졌다"며 "하지만 기업 내 뿌리내린 종이문화가 재택근무를 활성화하는 데 장벽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나카타 키요호 CFO협회 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서류의 디지털화가 필요하다고 인식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한지 설명할 수 없었다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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