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LG 계열사 '비상경영체제' 돌입…경영 효율화 가속화

머니투데이 이정혁 기자 2020.04.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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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사진=뉴스1LG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사진=뉴스1


LG그룹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경영 효율화 작업을 본격화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데 따른 조치다. LG전자 (92,900원 ▲100 +0.11%)LG화학 (402,500원 ▲7,000 +1.77%), LG디스플레이 (10,540원 ▼70 -0.66%) 등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생존전략 모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사업부별 비용 집행 담당자에게 전사 차원의 비상경영체제 가동을 공식화하고 긴축경영 관련 사항을 전달했다. 원가절감을 비롯해 각종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지난해 연말에 세운 크고 작은 사업계획을 월 단위로 면밀하게 살펴본다는 게 핵심이다.



각 사업부는 이달부터 반드시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 특근·야근금지, 연차소진 적극 권장, 각종 소모품 구입 축소 등 내부 경비 통제에 들어갔다. 다만 항공업계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업종과는 다르게 임직원들의 급여 삭감이나 순환 휴직, 무급휴가 등의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LG전자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올해 사업 전망을 상당히 심각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 등 해외 각지 공장은 셧다운(일시폐쇄)을 피하지 못하는 등 사실상 생산절벽에 직면한 상태다.



LG전자와 함께 LG그룹의 한 축을 맡고 있는 LG화학은 올해 초 돌입한 비상경영체제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이날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사내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비상경영체제를 시행하는 것은 미래를 당겨쓰기 위한 게 아니다"며 "투자, 비용 지출 등 올해의 계획들을 다시 챙겨 볼 때이며, 변화된 상황에 맞게 비상경영체제(Contingency plan)를 재검토(강화)해달라"고 독려했다.

LCD(액정표시장치)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사업 체질 개선에 착수하며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상경영체제 들어간 LG디스플레이는 당분간 이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OLED 사업이 흑자로 전환한 이후 비상경영체제가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구광모 ㈜LG 회장이 지난주 글로벌 판매감소·경기침체 장기화에 대비해 주요 사업 부문에 대한 경영현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은 지난달 27일 ㈜LG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적인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가 이례적으로 상반기에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한 것은 현상황을 그만큼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의미"라며 "각 계열사에 위기의식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주는 동시에 핵심 사업별 대책 마련에 착수하라는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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