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무형경제의 부상, 무형자산의 역할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S&P 500 시가총액 중 무형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975년 17%에서 2015년 84%로 40년간 67%포인트 높아졌다. 1990년대 중후반 시작된 IT혁명으로 무형자산 투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무형자산이 IT기술과 결합하며 공장과 기계 같은 유형자산에서 나타나는 수확체감현상이 역전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유형자산은 투자가 들어날수록 벌어들이는 수입이 줄어드는데, 무형자산은 투자를 늘릴수록 수익이 더 많이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국도 2001~2005년 GDP 중 7.7%에서 2011~2015년 8.3%로 투자비중이 올라갔다. R&D 등 과학기술분야 투자가 44.2%(2001~2015년 평균)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무형자산 투자는 지난 20년간 세계경제 성장을 이끌었지만 부작용 또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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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버와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글로벌 IT대기업 시장지배력이 크게 확대되며 시장 진입장벽이 높아지고 있다. 규모가 작은 소기업 무형자산 투자는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윈도우(Windows) 시장 점유율은 78%, 구글검색 93%, 페이스북 69%, 안드로이드 76%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기업들 시장지배력은 거의 독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기업 역동성이 저하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소수기업에 경제력이 집중되며 ICT기업과 비ICT 기업간 생산성 격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업간 생산성 격차는 임금격차로 전이돼 소득 양극화 또한 심해지는 추세다. 4차 산업혁명으로 AI(인공지능) 기술 등이 발달하면 이같은 경향은 심해질 수 있다.
정선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진전과 지식기반 경제체제 전환 과정에서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무형자산 투자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기업 역동성 저하와 특정기업 시장지배력 편중, 소득불균형 등 역기능이 유발될 수 있어 정책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