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국은행 순이익 5조원대…법인세 납부액 '역대 최대'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20.03.3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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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리하락에 외화증권매매 수익 큰폭 증가…외화자산은 달러화 비중이 70%

/사진=한국은행/사진=한국은행


지난해 한국은행 당기순이익이 처음으로 5조원대를 넘었다. 법인세 납부 금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9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 당기순이익(세후)은 5조3131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994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한은 당기순이익은 사상 최대였던 2001년(4조2143억원)을 넘었다.

한은 수익구조는 일반 기업과 달리 자산과 부채의 차이로 결정된다. 자산 대부분은 외환보유액과 외화예치금이고, 부채 대부분은 한은이 통화정책 운용 과정에서 발행하는 통화안정증권이다. 결과적으로 한은 수익은 외화자산 운용수익률과 통안증권 발행금리 간 차이로 설명할 수 있다.



지난해 총수익은 16조4288억원, 총비용은 9조716억원, 당기순이익(세전)은 7조3572억원이었다. 총수익이 전년대비 2조5902억원 늘었고, 비용은 4718억원 줄었다. 당기순이익(세전)은 3조620억원 늘었다.

납부한 법인세는 2조441억원 규모인데 전년대비 9626억원 늘었다. 한은이 납부하는 법인세는 역대 최대 규모로 커졌다.



현재 세무당국에서 2019회계연도 결산을 진행중이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한은 법인세 납부규모는 삼성전자 등 주요 대기업과 함께 순위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난해 국제금리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외화증권매매익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글로벌 금리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면서, 한은이 보유한 채권가격은 상승(채권금리와 가격은 반비례)했다.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주요국에서 장단기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 등 글로벌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다.


한은은 운용목적에 따라 외화자산을 현금성자산과 투자자산으로 나누고, 투자자산은 직접투자자산과 KIC(한국투자공사) 등 위탁자산으로 나눠 운용한다.

지난해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4.6%, 직접투자사산은 74.6%, 위탁자산은 20.8%로 구성됐다. 위탁자산 비중이 전년대비 2.5%포인트 확대됐다.

상품별로는 안정성이 높은 정부채 비중이 전년대비 1.7%포인트 늘어난 44.6%를 차지했다. 정부기관채(15.8%)는 2.2%포인트, 회사채(13.4%)는 0.3%포인트, 자산유동화채(12.5%)는 0.3%포인트씩 감소했다. 주식(8.7%) 비중은 1.1%포인트 늘어났다.

통화별로는 미 달러화 비중이 69.1%로 전년(69.8%)에 비해 0.7%포인트 줄었다. 미 달러화 비중이 낮은 위탁자산 비중이 확대된 결과다.

동시에 한은 기준금리가 낮아지면서 통화관리부문 비용은 감소했다. 한은은 통화안정증권을 통해 시중 통화량을 조절하는데, 이 과정에서 통안증권 이자비용이 발생한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이자비용도 줄어든다.

한은은 지난해 당기순이익금의 30%인 1조5939억원을 법정적립금으로 적립했다. 339억원은 농어가목돈마련저축장려기금 출연 목적으로 임의적립금으로 적립, 나머지 3조6853억원은 정부에 세입으로 납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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