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서부센터 입구. 차례를 기다리는 소상공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사진=고석용 기자
"개인사업자 대출은 빠르면 2~3일, 최대로 잡아도 일주일이면 가능합니다. 지점 방문은 번거로우니까 서류는 팩스로 보내셔도 되고요"
중소벤처기업부가 코로나19 긴급경영자금 신청을 받은 지 1개월 2주가 지난 27일, 소진공 서울서부센터 입구 앞에는 여전히 대출을 기다리는 소상공인들이 빼곡했다. 정부가 앞서 25일부터 1000만원 대출에 한해 소진공 센터에서 직접대출을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소상공인들은 더욱 많아졌다. 센터 직원들은 복잡한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소상공인들에게 연신 둘의 차이를 설명했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중부센터에서 소상공인들이 접수를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는 이날 과도한 줄서기와 대기시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대출의 △'홀짝제'(홀수 날짜에는 홀수년생 소상공인, 짝수 날짜에는 짝수년생 소상공인만 가능) △'서류간소화'(9종→3종)를 시행해 혼선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이날부터 시행한 온라인 사전예약시스템도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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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대출 안내화면(위)과 웰컴저축은행 사업자금대출 안내화면. 두 상품 모두 비대면 대출 상품이다.
뒷북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더 많은 소상공인이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도를 낮춰 직접대출제도를 신설한 만큼 소진공 센터에 소상공인들이 몰리는 것은 예견된 결과였다는 지적이다. 앞서 중기부는 긴급경영안정자금 대리대출 병목현상이 심각해지자 긴급경영안정자금 시행 한 달 만에야 시중은행 위탁방안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다음달 1일까지는 시범운영 중이기 때문에 미흡한 점이 많다"며 "다음달 1일부터 정식으로 직접대출이 시행되면 혼란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중기부가 시범운영을 진행하는 동안 전국 62개 소진공 센터에는 매일 임시로 가게 문을 닫은 수 천명의 소상공인들이 자격미달, 접수마감 등으로 발걸음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