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장 봐드려요"… 영국서 급증한 '코로나 사기'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20.03.2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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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진단키트·건강보조제 판매나 보이스피싱 사기 늘어

/사진=AFP/사진=AFP


영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때를 노린 신종 사기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지 등에 따르면 이날 그레이엄 비거 영국 국가경제범죄국 국장은 "사기꾼들이 이미 여러 가지 방법으로 바이러스를 이용하고 있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집에 격리되면서 온라인 공격에 취약해져 범죄자들의 활동이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문은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기회주의적인 범죄가 늘고 있다"면서 중요한 의료 장비를 포함한 물품의 절도뿐 아니라 대중의 불안감을 이용해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사기가 만연해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국가경제범죄국에 따르면 지난 2월 9일 코로나19 관련 사기 신고가 처음 접수됐다. 그 이후 관련 범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런던 경찰은 코로나19와 관련된 사기 사건이 총 200건 이상, 피해 액수만 100만파운드(약 14억6000만원)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온·오프라인에서 가짜 손소독제와 마스크 등을 판매하는 이들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나온 연구결과처럼 꾸며내 가짜 건강 보조제나 가짜 진단키트를 파는 이들도 있었다.



보이스피싱도 늘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코로나 기부금'을 받는다고 속여 돈을 뜯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특히 취약계층을 노린 신종 사기도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에 머물러야 해 스스로 밖에 나가기 어려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쇼핑을 대신 해주겠다'고 제안한 후 돈만 받아 챙기는 수법의 사기 범죄가 늘고 있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을 위해 식료품점과 손잡고 가장 취약한 30만명에게 긴급 식량을 배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이에 대해 인디펜던트지는 "영국 특유의 '블리츠 정신(blitz spirit)'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블리츠 정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만 명의 사망자를 낸 독일 나치의 대공습에도 공포와 좌절을 이겨 낸 영국의 공동체 정신을 말한다.

로버트 에머슨 범죄심리 분석가는 신문에 "물론 지금이 전쟁 상황은 아니지만 범죄는 위기상황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더 번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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